야놀자 핵심 임원, '25억 사기 혐의'로 피소... 나스닥行 걸림돌 되나

2025-02-07

야놀자 사업부문 대표 A, 사기 혐의 고소 당해

피고소인에 프랜차이즈 공차 설립자 B도 포함

"A가 B 등 통해 의도적 접근... 사기죄 공동정범"

"야놀자 사업계획 믿고 투자... 25억 상당 날려"

회사 측 "고소인 누구인지도 몰라... 조사도 안 받아"

"경영진 범죄 연루만으로도 상장 추진에 부담될 수 있어"

국내 1위 온라인 여행 플랫폼 '야놀자' 핵심 경영인 중 한명인 A씨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고소를 당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고소인이 주장하는 피해금액은 25억원 상당이며, 사건은 지난해 9월 서울 서초경찰서에 접수됐다. 공동 피고소인은 총 3명으로 A씨 외에 밀크티 프랜차이즈로 유명한 공차코리아 설립자 B씨, B가 별도 설립한 '블루바스켓' 임원 C씨 등이다.

사건 수사는 아직 초기 단계로 구체적인 사실관계나 범죄 성립 여부 판단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A에 대한 고소 제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야놀자의 향후 행보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현재 야놀자는 미국 나스닥 사장을 추진 중이다. 상장 후보 기업 경영진의 법적 리스크는 그 경중에 따라 나스닥 상장 심사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되곤 한다.

주요 결격 사유가 발견되면 미국 주식시장 규제기관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조사에 착수, 상장 신청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SEC는 경영진의 과거 법적 문제까지도 조사할 권한을 갖고 있다.

5일 고소인이 경찰에 제출한 자료 등에 따르면, 사건은 B가 대표로 있는 회사 '블루바스켓'의 주식과 고소인이 싱가포르에서 운영하는 물류회사 '진글로벌' 주식을 2022년 1월 말 맞교환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고소인은 야놀자가 나스닥에 상장되면, 야놀자와 블루바스켓의 합작회사 '구스토엑스'는 물론 블루바스켓의 주식가치도 크게 상승할 것이라는 B의 말에 속아, 진글로벌 지분 50%와 블루바스켓 지분 4.5%를 맞바꾸는 매우 불리한 비율의 주식교환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인은 <시장경제>와의 통화에서 "야놀자 핵심 관계자들로부터 나스닥 상장을 위한 해외사업 확대 계획을 들었고, 이를 믿었기 때문에 탄탄한 영업 기반을 갖춘 진글로벌 주식과 시장가치도 없는 B의 회사 주식을 교환한 것"이라며 "그 피해금액이 25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고소인과 B가 주식 교환 계약을 체결할 당시 A는 야놀자 대표이사로 재임 중이었다. 현재도 A는 회사의 전략을 총괄하면서 신사업 부문 대표직을 맡고 있다.

고소인은 A가 B와 C 등을 통해 야놀자의 나스닥 상장과 합작회사 설립 계획을 자신에게 전달, 그들의 말을 믿도록 유인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다. 고소인은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증거로 ▲주식 맞교환 직전 싱가포르에 머물던 B가 한국으로 귀국 직후 야놀자와의 전략적 협력 가능성을 언급한 점 ▲B의 언급 이후 실제 야놀자클라우드와 블루바스켓이 ‘구스토엑스’라는 조인트 벤처를 설립한 점 ▲이같은 사실이 국내 언론을 통해 다수 기사화된 점 등을 꼽고 있다.

구스토엑스는 2022년 7월 초 설립됐다. 야놀자클라우드와 블루바스켓이 이 회사 지분을 50%씩 나눠가졌다. 야놀자는 언론에 보도자료까지 내며 이 같은 사실을 외부에 알렸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 야놀자는 설립 2년도 채 안 된 구스토엑스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실적 악화와 클라우드 부문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었다는 것이 야놀자 측 설명이다. 고소인은 주식 맞교환을 하면서 B가 자신에게 한 약속이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며, A와 B 등을 특가법상 사기죄의 공동정범으로 적시한 고소장을 경찰에 접수했다.

이에 대해 야놀자 측은 <시장경제>에 "고소 사실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전혀 없고, 확인 결과 A에 대한 경찰 조사는 시작도 안 됐다"고 답했다. 고소인은 "주식 교환계약 체결 전부터 (공동 피고소인 중 한명인 C의 요청에 따라) 야놀자 측에 진글로벌 사업 현황 및 재무제표 등을 수차례 보냈다"며 "야놀자가 몰랐을 리 없다"고 말했다.

야놀자는 2021년 10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II로부터 1조19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이때부터 나스닥 상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야놀자 전현직 임직원들 사이에선, 비전펀드II가 나스닥 상장을 '조건'으로 야놀자에 투자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회사 측은 "A에 대한 고소 사실 자체를 처음 알았고, 당사자조차 고소 사실을 모르고 있다"며 "공식적으로 낼 만한 입장이 없다"고 했다. 회사 관계자는 "고소인의 주장 외에는 직접 증거가 전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나스닥 상장 추진 등에 있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회사 측 입장과는 달리 법적 리스크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국제 회계 전문가 C회계사는 "사기와 같은 중대 범죄에 경영진이 연루됐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업의 신뢰성과 안정성이 낮아질 것"이라며 "그 결과로 상장 심사 과정이 매우 복잡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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