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희대 바노바기피부과의원 원장
미용 시술은 자존감 회복 통로
사회로 나아가는 원동력 돼
잊었던 나만의 장점 찾는 게 먼저

“좋아하는 일 하며 나답게 살 때 가장 빛나잖아요. 자기만의 아름다움을 찾는 것, 그게 바로 자신감의 시작입니다.”
미용 시술의 최전선인 서울 강남의 피부과. 유행과 속도가 곧 생존인 공간에서 전희대(바노바기피부과의원) 원장은 다소 이질적인 목소리를 낸다. ‘나다운 게가장 아름답다’고 말한다.
전 원장은 “메디컬 에스테틱의 본질은 자신의 삶을 긍정하는 힘, 자존감을 회복하는 통로가 돼야 한다”고 말한다. 성공의 상징이자 잘나가는 피부과 전문의가 왜 이런 얘기를 하나 싶은 순간에 그가 말을 이었다.
“주름을 없애고 싶다고 말하지만, 속뜻은 ‘지쳐 보인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다는 거예요. 잊고 지냈던 예전의 자신감, 인상을 되찾고 싶은 겁니다.”
피부과 진료실에서 그는 고단했던 삶의 궤적을 목격해 왔다. 직장 스트레스로 굳어진 인상, 자식을 기르는 사이 무너진 얼굴선, 농사일로 깊어진 주름을 마주한다. 많은 이들이 ‘여태 이리 늙는지도 몰랐다’며 자신에게 선물한다는 마음으로 병원을 찾는다고 한다. 하지만 어떤 것이 내게 어울리는지는 잘 모른다.
대부분의 환자는 상담을 시작할 때 팔자 주름, 이마 주름, 모공과 같이 눈에 보이는 형태의 변화를 말한다. 이럴 때 전 원장은 ‘어디가 마음에 안 드세요’라는 질문 대신 ‘어떤 모습으로 보이고 싶으세요’라고 묻는다. 때로는 ‘다시 보고 싶은 시절의 내 모습은 어떤가요?’라고도 물어본다. 외모의 리즈 시절(전성기)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표정·눈빛·자세와 삶을 대하는 태도까지, 한 사람이 가장 자기다웠던 때의 아름다움에 대한 질문이다. 나다운 아름다움을 찾는 게 자존감의 회복이고, 다시 사회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전 원장은 “주름을 펴주는 것을 넘어 환자 스스로가 잊고 지냈던 자신의 모습, 마음속에서 그리는 이미지를 찾아주는 게 의료진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각자의 고유한 장점을 발견해 주고, 자신을 긍정하는 나다운 모습으로 이끄는 과정이 치료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그는“환자들도 누군가를 닮기보다 10년 전 사진 속 내 모습처럼 보일 때 제일 좋아한다”며 “적절한 시술로 본연의 아름다움을 회복하는 여정에서 자신에 대한 시선이 바뀐다”고 했다.
실제로 전 원장은 에스테틱 시술을 통해 삶이 바뀌는 사례들을 숱하게 봐 왔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병원은 몸이 아플 때 가지만 피부과는 다르다. 자기 돌봄이라는 욕구로 문을 두드리는 곳이다. 특히 고령층엔 의미가 남다르다. 피부과에 가는 것이 사회적 활동이 가능한 건강 수명에 속하기 때문이다. 외모의 회복은 건강한 노화와도 관련 있다. 전 원장은 “65세, 70세임에도 면접을 앞두고 검버섯 하나 없애기 위해 병원을 찾는다. 작은 시술 하나로 자신감을 되찾고, 다시 재취업에 성공해 사회로 복귀한다”며 “사회적으로 터보엔진을 달아주는 격”이라고 비유했다.
건강한 노화의 흐름 속에서 피부 관리의 방향도 변화한다. 주름 개선이나 볼륨을 보충하는 단편적인 시술을 넘어 피부 자체의 체력을 길러주는 것이다. 피부의 첫 번째 기능은 외부 자극으로부터의 방어막이다. 전 원장은 “피부 장벽(체력)이 튼튼하면 주름이 덜 생기고 색소·홍조도 잘 관리된다. 내 피부를 지탱하는 콜라겐의 양을 보존하고 피부세포 자체를 건강하게 기능하도록 돕
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상에선 1일 1팩으로 보습을 챙기는 습관이 피부 체력을 키우는 데 도움된다.
최근 전 원장은 글로벌 메디컬 에스테틱 기업 멀츠(Merz)의 캠페인 ‘컨피던스 투비(Confidence to Be)’의 연사로 참여해 ‘나다운 자신감이 만드는 아름다움’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SNS 속 얼굴들이 정형화되고, 비교가 일상이 된 시대다. ‘나다워지자’는 캠페인의 메시지는 오랜 시간 진료 현장에서 그가 고민해 온 아름다움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
‘컨피던스 투비’캠페인의 연장선에서 환자에게 더 나은 자신을 찾아가도록 약속하는 ‘뷰티풀 프라미스 캠페인’도 실천 중이다. 그는 “의료진이 전문성과 윤리의식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내야 한다는 책임을 되새기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