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먹방 유튜버’ 쯔양을 협박해 수천만원을 뜯어낸 ‘구제역’(본명 이준희)이 지난 20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공범으로 기소된 ‘주작 감별사’(본명 전국진)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및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했다. 이들은 2023년 2월 쯔양에게 “탈세, 사생활 관련 의혹을 제보받았다. 돈을 주면 이를 공론화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겁 주며 5500만원을 갈취한 혐의로 지난해 8월 구속기소됐다. 또 구제역에게 “쯔양에 관한 폭로 영상을 올리기보다 직접 돈을 뜯어내는 것이 이익”이라며 공갈을 권유한 ‘카라큘라’(본명 이세욱)와 ‘크로커다일’(본명 최일환)도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및 사회봉사 240시간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법원의 엄정한 단죄가 타인의 약점을 돈벌이로 악용한 파렴치 범죄에 경종을 울리는 전기가 되길 바란다.
이들은 남의 불행이나 사고 등을 공론화해 조회수를 올리는 사이버 레커들이다. 타인의 약점을 잡고 돈을 챙기는 범죄를 저지르고도 이들이 활개 칠 수 있었던 건 처벌을 받더라도 얻는 경제적 이득이 더 컸기 때문이다. 구제역은 다른 명예훼손 건으로 손해배상이나 벌금을 수천만 원까지 문 적이 있지만, ‘고소당해봐야 별것 아니다’는 식으로 대응했다. 솜방망이 처벌이 반복되다보니 범행이 점점 대담해 진 것이다.
유튜브에는 허위와 비방으로 돈벌이를 하는 콘텐츠들이 넘쳐난다. 그 대상도 연예인 등 유명인이나 일반인을 가리지 않는다. 지극히 자극적이고 왜곡된 사실이더라도, 일단 시선을 끌기만하면 인터넷 상에 급속히 퍼진다. 유튜브 시청자들은 슈퍼챗과 댓글을 통해 ‘사이버불링’(인터넷상 괴롭힘)을 즐기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러는 사이 피해자들은 일상이 파괴되고 2차 가해에 가슴이 무너진다. 이제는 그 폐해가 개인적 차원을 넘어 국가적 위기를 부채질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비상계엄 이유로 든 부정선거론의 배후가 중국이라는 가짜뉴스나 미확인 정보가 무분별하게 퍼진 공간도 유튜브이다. 정치권은 극단 유튜버들을 이용해 일방적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서로 보고싶은 것만 보며 극단적 편향에 빠지는 악순환이 심화되고 있다.
사이버 불링에 시달리다 배우 김새론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게 일주일도 되지 않았다. 폭로와 협박을 넘어 궤변과 혐오가 난무하는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 대해서는 자정·시정 조치가 시급하고, 악의적이고 반복된 위법 행위는 엄히 단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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