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에서 피치컴 오작동으로 인해 지연되는 경기 시간이 평균 14초인 것으로 집계됐다. 피치컴과 피치클록 도입으로 단축된 10분의 경기시간에 충분히 상쇄되는 수치다.
피치컴은 투수와 포수 간 사인 교환 장비다. 송신기의 무선 신호를 수신기에서 해독해 음성으로 송출하는 방식으로 신호가 전달된다. 2022년 ‘사인 훔치기’를 방지하기 위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처음 도입된 이후 2024년 7월부터 KBO리그에서도 사용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실이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18일부터 9월 18일까지 프로야구 450경기에서 총 163번의 피치컴 교체가 이뤄졌다. 경기당 평균 0.36건의 교체가 있었다. 단순 신호 수신 실패나 소리 청취 실패로 인한 교체 요청은 기록에서 제외했다.
자료에 따르면 피치컴 교체는 5월 59경기에서 12번, 6월 11경기에서 31번, 7월 100경기에서 50번, 8월 127경기에서 49번, 9월 53경기에서 21번 이뤄졌다. 7월에는 2경기에 1번꼴로 피치컴이 교체돼 평균 횟수가 가장 많았다.
KBO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피치컴 오작동이 발생하면 기기 상태 확인부터 기기 교체, 경기 재개까지 통상 40초가 소요된다. 집계 기간 피치컴 오작동으로 인한 경기 지연 시간은 평균 14초다.
다만 피치컴 오작동으로 인한 지연 시간은 이는 피치컴과 피치클록 도입으로 인해 단축된 경기 시간에 상쇄된다. 연장전 제외 정규이닝을 기준으로 올해 정규시즌 평균 경기시간은 3시간 2분이다. 피치컴과 피치클록이 도입되기 전인 2023년(3시간 12분)보다 10분 줄었다.

피치컴은 빗물과 흙, 땀 등 이물질의 침투로 인해 오작동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포수는 경기 중 블로킹 과정에서 반복적인 물리적 충격을 받기에 착용한 피치컴의 내구성이 손상될 위험이 크다.
피치컴이 고장 나지 않아도 음성 신호를 수신하는 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투수의 실수로 장비 전원을 켜지 않거나 수신기를 장착하지 않고 투구를 시작하는 때도 있다. 모자 속 땀받이 안에 넣는 수신기 안테나가 잘못 놓이거나 방향이 적절하지 않으면 수신 범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팬들의 응원 소리가 피치컴 신호와 충돌하기도 한다. 관중의 함성으로 인해 피치컴 소리가 묻히는 건 MLB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KBO 특유의 ‘피치컴 오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