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웅의 대선&여론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자멸을 재촉했습니다. 명씨는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등 주요 선거에서 각종 여론조사를 조작해 윤석열 정권의 탄생과 공천 개입 등에 기여한 인물입니다. 현대 정치사에 치명적인 상흔을 남긴 이 사건이 우리에게 남긴 교훈이 있습니다. 여론조사를 제대로 보는 눈이 있어야 여론몰이에 속지 않는다는 겁니다.
6·3 대선을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 데이터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단편적인 숫자만으로 그 의미를 해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정치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가 여론조사의 데이터 분석과 해석 방법을 명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설명해 드립니다.
임박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가 쏟아진다. 난무하는 조사 결과를 보고 평론가들의 설왕설래를 듣고 있자면, 시민들은 혼란스럽다. 우선 뒤죽박죽 서로 일치하지 않는 조사 결과들이 있다. 혼란스러운 수준을 넘어 염려스러울 지경이다. 여론조사라는 게 이렇게 서로 달라도 되는 건가.
최신 여론조사 결과라며 소개하는데, 어떻게 봐도 후보 지지율이 ‘튀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튀는 결과들(outliers)’은 그대로 믿기도 어렵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무시할 수도 없다. 실제 여론이 요동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무엇을 기준으로 옥석을 가리고, 어떻게 ‘튀는’ 결과에 휘둘리지 않고 내 표를 결정할 수 있을까.
일단 과거 조사 실적을 평가해 보자
우선 성과에 기초해 조사 회사를 평가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지난 선거에서 잘 맞힌 조사 회사가 내놓는 여론조사를 보면 된다는 논리다. 어차피 선거가 끝나면 투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으니, 여론조사가 얼마나 정확했는지 사후적으로 평가해 기준으로 삼는다는 논리 자체는 맞다. 그러나 이 논리를 따라 분석해 보더라도 결론이 깔끔하게 떨어지는 건 아니라는 데 문제가 있다.
아래 〈그림 1〉은 2022년 대통령 선거 여론조사를 이용해 이른바 ‘조사대행사 효과(house effects)’를 계산한 결과다. 조사대행사 효과란 여론조사 회사별로 제공한 조사 결과들이 실제 선거 결과에 비추어서 얼마나 정확했는지(accuracy) 그리고 정밀했는지(precision)를 추정한 것이다. 여기에선 윤석열 후보의 이재명 후보에 대한 상대득표율을 기준으로 삼았다. 후보등록 마감일 이후 두 번 이상 조사해서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자료를 등록한 20개 조사회사의 조사자료 67건을 사용해서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