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다리쑥국을 원래 방식대로 먹는 게 아니라, 햇된장에 쑥과 달콤하게 찐 무를 으깨 만든 된장을 만들어 도다리에 찍어 먹는 요리를 만드는 거예요. 바다 냄새를 더하기 위해 요즘 맛이 좋은 청태김이나 감태김을 싸서 먹는 도다리 세꼬시로 풀어내볼 수 있는 거죠.”(조서형 셰프)
25일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는 미식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시상식에 앞서 마련된 한식 홍보 행사가 열렸다. 올해 두 번째로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시상식을 앞두고 스타 셰프들이 색다른 한식을 한 자리에서 선보였다.
색다르게 풀어낸 한식 메뉴들이 한 곳에 펼쳐지자 대중들은 음식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셰프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한식을 공부하고 있다는 대학생 김 모(24) 씨는 “셰프님 설명만 들어도 입에 침이 고인다”며 “올리브가 들어간 김밥이나 봄나물이 들어간 국밥은 예상했던 맛과 달라 흥미롭고 맛있다”고 전했다.


이날 한식 토크쇼에 참석한 손종원(이타닉가든·라망시크레) 셰프와 조서형(을지로보석·새벽종) 셰프는 한식 마켓에서 음식을 선보이기에 앞서 한식에 대한 자신들의 철학을 풀어냈다. 흑백요리사로 잘 알려진 조 셰프는 “마산에서는 모자반을 살얼음이 낀 콩나물국에 넣어 먹는다”면서 “그 지역에서 어떤 음식을 어떻게 조합해서 먹는지 생각 해보면 한식이 더 돋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하고 있는 손 셰프는 “한국 셰프로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음식이 뭘까 생각하며 한식을 시작하게 됐다”며 “우리나라는 다양한 식재료가 있는 만큼 우리나라에만 있는 식재료를 잘 풀어내는 게 한국의 정체성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한식 마켓에서는 윤서울의 김도윤 셰프, 남영탉의 오준탁 셰프 등 스타 셰프들이 프리미엄 한식 요리와 전통주 페어링을 선보였다. 서울역곰탕은 쑥, 원추리, 울릉도 전호나물을 활용한 특별한 봄 버전 곰탕을 마련했다. ‘박광희 김치’는 고랭지 무농약 유기농 제출김치, 강원도산 고들빼기 김치, 고수 김치 등 다양한 종류의 김치를 준비했다. 고추장을 넣지 않고 따뜻한 나물과 해산물의 감칠맛을 살린 새벽종의 통영식 나물 비빔밥, 녹두와 백태로 맛과 향을 살린 윤서울·면서울의 차가운 면요리도 맛볼 수 있었다.

전통주를 활용한 음료와 한국 식재료를 활용한 디저트도 눈에 띄었다. 헤이븐(HAVN)은 청양고추와 표고버섯, 새우소금을 활용해 블러디메리를 변형한 논알콜 음료 메뉴를 제공했다. ‘라뜰리에이은’은 토종쌀과 제주 유기농 우유로 만든 프랑스 디저트 히오레(Riz au lait)에 누룽지와 참깨 프랄리네, 하얀 머랭, 진달래 꽃잎을 올린 디저트를 제공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우리 농산물, 식재료 뿐만 아니라 한식을 통한 전통주 소비를 더 깊게 경험하고 싶다면 한국에 음식 관광을 하러 오시면 된다”며 “(한식이) 우리 지역 관광으로까지 연계돼 농업 농촌의 발전에 있어서도 미식 시장이 굉장히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