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리베라토 아닌 페라자 재영입... 한화, 외야 수비 어쩌나

2025-12-01

코너 외야 가능한 페라자, 중견수 포지션은 애매

신인 오재원, 백업 이원석으로 다음 시즌 소화 물음표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올 시즌 한화의 원투펀치였던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가 모두 미국프로야구(MLB)로 떠날 확률이 높아졌고, 그 결과 한화는 투수 윌켈 에르난데스와 타자 요나단 페라자를 동시에 품었다. 문제는 많은 팬들이 예상했던 '외야 수비 강화'와는 정반대의 선택이 나왔다는 점이다. 특히 페라자의 재영입을 결정한 대목은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한화는 지난 29일 두 선수 영입을 공식 발표하며 페라자와 총액 100만달러 조건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구단은 "작년보다 나아진 수비력과 라인드라이브 타구 생산 능력에 주목했다"라며 여러 구단과의 경쟁 끝에 다시 데려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백호, 노시환, 채은성, 문현빈 등 기존 자원과 함께 더욱 폭발적인 공격 라인을 만들겠다는 구상도 덧붙였다.

실제로 공격력만 놓고 보면 재영입 명분은 충분하다. 페라자는 지난해 한화 소속으로 122경기에 나서 타율 0.275(455타수 125안타) 24홈런 70타점 75득점 7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50을 기록했다. 전반기는 최고의 컨디션을 보여줬지만, 후반기에 타격감을 끌어 올리지 못하면서 결국 한화와의 재계약에 실패했다.

하지만 다시 미국으로 향한 페라자는 샌디에이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뒤 올해 단 한 번도 메이저리그 무대에 콜업되지 못했지만, 트리플A 엘파소 치와와스 소속으로 138경기 타율 0.307(541타수 166안타) 19홈런 113타점 OPS 0.901로 맹타를 휘둘렀다. 페라자는 팀이 속한 마이너리그 퍼시픽코스트리그에서 2루타 1위(49개), 안타와 타점 2위를 기록, 샌디에이고 마이너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할 정도로 뜨거운 방망이를 과시했다.

그러나 팀은 오랫동안 '중견수 부재'에 시달려 왔다. 2019년 이용규의 주전 이탈 이후 수비 안정감을 갖춘 센터라인이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한화는 2022년 마이크 터크먼, 올해 에스테반 플로리얼과 루이스 리베라토 등 외국인 중견수를 연달아 기용했지만 장기간 팀의 중심을 맡긴 사례는 없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도 LG 소속 자유계약신분(FA) 박해민에게 강하게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으나 실제로는 적극적인 영입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결국 한화가 선택한 것은 중견수 리베라토와의 재합류가 아닌, 코너 외야가 주 포지션인 페라자였다. 페라자는 내야수 출신으로 중견수 수비 경험 자체가 많지 않고, 지난 시즌에도 수비 불안으로 여러 차례 지적을 받았다. 실책 9개, 잦은 처리 미스 등 안정감 면에서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구단은 올해 미국에서 뛰며 수비가 좋아졌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센터를 맡길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페라자가 자연스럽게 좌·우익수로 이동한다면, 남은 중견수 자리는 신인 오재원과 백업 이원석이 맡게 된다. 오재원은 고교 시절 '최상급 수비형 외야수'라는 평가를 받았고, 빠른 스피드와 타구 판단력으로 즉시 전력도 가능하다는 기대가 있다. 야구 관계자들도 "공·수·주에 자질이 뛰어난 센터 라인 자원으로 즉시전력감이다. 스피드가 좋고 타구 판단 능력도 뛰어나 대수비, 대주자로는 당장 가능하다"라고 평가했다.

기존 자원인 이원석도 활용 가능하다. 이원석은 비록 공격력은 뛰어나지 않지만 수비만큼은 자신있는 선수다. 빠른 발을 이용한 넓은 수비 범위와 함께 호수비도 여러 차례 보여줬기에 이번 시즌에도 플로리얼과 리베라토의 백업 역할을 든든하게 수행했다.

하지만 이 두 선수들로 시즌을 이끌어 가는 것은 무리가 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2위와 함께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던 한화는 다음 시즌 목표를 우승으로 잡고 있다. 우승을 노리는 팀이 중견수 자리를 막 고교를 졸업한 신인과 백업 외야수로 버틴다는 건 우승 도전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 때문에 자연스럽게 트레이드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여러 구단 관계자들은 "한화가 조만간 중견수 자원을 트레이드로 데려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화가 현재 다소 과밀하게 보유한 특정 포지션 자원을 활용해, 중견수 자원이 부족한 팀과 트레이드를 시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만약 트레이드가 현실화된다면 한화 외야진의 무게감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주전급 중견수 한 명을 확보하고, 여기에 재능 있는 신인 오재원과 활용 폭이 넓은 이원석까지 더해지면 전체 외야 수비 구조가 보다 안정적으로 정리될 수 있다.

한화는 이번 오프시즌 '공격력 강화'라는 목표는 확실히 이뤄냈다. 하지만 그만큼 중요시되는 외야 수비, 특히 중견수 문제는 더는 미룰 수 없는 숙제가 됐다. 수비에서도 우승 후보에 걸맞은 전력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즌 개막이 다가올수록 한화가 어떤 선택으로 이 난제를 풀어나갈 지 관심이 집중된다.

wcn05002@newspim.com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