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라더니, 그냥 챗봇?”…가트너, AI 에이전트 과대포장 경고

2025-04-27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기술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단순 챗봇이나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기술을 과대포장하는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7일 가트너의 AI 에이전트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2분기부터 4분기 사이 '에이전트 AI' 또는 'AI 에이전트' 관련 기업 문의가 750% 증가하는 등 가장 주목받는 기술로 떠올랐다.

AI 에이전트는 디지털 또는 물리적 환경에서 자율적으로 인지·판단·행동함으로써 목표를 달성하는 소프트웨어(SW)다. 이를 개발·배포·통합·관리하는 기술 통합 세트가 AI 에이전트 플랫폼이다.

AI 에이전트는 기존의 단순 AI 챗봇이나 어시스턴트를 뛰어넘는 고도화된 기능을 제공해 주목받고 있다.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 대부분은 실험 단계로 높은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한 사례는 제한적이라는 것이 가트너의 진단이다.

가트너는 “많은 벤더들이 열기에 편승해 '에이전트 워싱(agent washing)'을 하고 있으며, 기존 AI 챗봇이나 어시스턴트, RPA 도구 등의 제품을 실질적 에이전트 기능 없이 AI 에이전트로 리브랜딩해 관심을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벤더마다 AI 에이전트라는 용어를 각기 다르게 정의하고 있어, 사용자 입장에서는 기능이나 성능을 명확히 비교하기 어렵게 만든다.

챗봇이나 어시스턴트 제품은 일반적으로 제한된 대화 기능만을 제공하며 이는 자율성과 상황판단, 목표 달성 중심의 AI 에이전트의 역량과는 차이가 있다. 가트너는 “제품군 간 호환이 되지 않고, 플랫폼 간 연동도 어려운 상황인 만큼 사용자가 올바른 선택을 하기도 쉽지 않다”며 과장된 마케팅을 주의하라고 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올해 초 기업의 'AI 워싱'으로 시장 규제기관의 제재를 받은 사례가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1월 AI 기반 음성 인식 기술 기업인 '프레스토 오토메이션'이 AI 기술 능력을 과장하거나 허위로 공시했다며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식당 등에 디지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인 프레스토는 인간 개입 없이 AI 음성 인식 기술로만 '드라이브 스루' 주문 처리가 가능하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 필리핀과 인도에 있는 담당 직원이 주문 처리에 상당한 개입이 있었고, 관련 정보를 허위 공시를 했다는 것이다. 이는 SEC가 공식적으로 단속한 첫 'AI 워싱' 사례로 주목받았다.

가트너는 “AI 에이전트는 업무 프로세스 자동화, 고객 서비스 및 지원, 사이버 보안, 데이터 분석, 의사결정 인텔리전스, IT 운영, 마케팅과 세일즈,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로보틱스 등 거의 산업 전 영역에 걸쳐 적용 가능한 핵심 기술”이라며 “다만 기술 성숙도 부족, 단편적 시장 구조, 신뢰성 문제 등의 리스크를 고려할 때, 현재는 초기 단계이므로 신중한 접근과 점진적 도입 전략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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