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안에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루게릭병 줄기세포 치료제 '뉴로나타 알'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양길안(사진) 코아스템켐온(166480) 대표는 12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2003년 회사 설립 후 20년 넘게 개발에 매진해 온 루게릭병 치료제가 마지막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막바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로 코스닥 상장 10년차를 맞는 기업으로서 성과를 증명하겠다는 게 양 대표의 강한 의지다.
코아스템켐온은 국내 최초로 루게릭병 줄기세포 치료제 뉴로나타 알을 개발했다. 루게릭병 환자에게서 채취한 골수에서 중간엽줄기세포를 배양해 만든 치료제로 임상 2상 데이터만으로 2014년 식약처로부터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지난해 말 임상 3상을 완료했지만 1차 평가 지표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해 시장에 실망을 안겼다.
코아스템켐온은 뉴로나타 알이 효과를 보인 환자군으로 타깃을 좁혀 국내외 허가를 받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지난달 열린 국제 루게릭병 학술대회(PACTALS)에서 이러한 가능성을 확인했다. 양 대표는 “루게릭병 진행 속도가 상대적으로 완만한 '느린 환자군'에서 뉴로나타 알은 12개월간 뚜렷한 개선 효과가 있었다”며 “기능 유지(ALSFRS-R), 폐활량, 생존복합지수(CAFS) 등 주요 임상지표에서 유의미한 개선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환자별로 증상 차이가 큰 루게릭병 특성을 고려했을 때 환자군을 특정해 효과를 입증한 건 사업적으로도 큰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코아스템켐온은 이미 올 4월 식약처에 환자군 대상을 축소하는 품목허가 변경신청서를 제출했다. 현재 식약처가 요청한 자료 보완을 마치고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양 대표는 “늦어도 올 12월 정식 품목 허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승인 직후 환자들이 치료를 바로 받을 수 있도록 전국 주요 거점 병원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등 공급망과 물류 시스템 점검을 완료했다”고 전했다. 그는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신속하게 보험 등재 절차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양 대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가속 승인도 신청할 계획이다. 가속 승인은 루게릭병처럼 미충족 의료 수요가 큰 질환에 한해 대리 지표의 유의미한 개선을 입증하면 조기 승인을 내주는 절차다. 회사 측은 바이오마커 기반의 가속 승인을 노리고 있다. 올 8월 식약처 허가를 받은 바이오젠의 루게릭병 치료제 ‘칼소디’ 사례를 벤치마크할 계획이다. 양 대표는 “칼소디도 임상 3상에서 1차 지표를 충족하지 못했지만 신경퇴행성 질환의 진행 정도를 나타내는 바이오마커인 신경필라멘트 경량사슬(NfL) 감소가 긍정적으로 평가돼 2023년 FDA 가속승인을 획득했다”며 “뉴로나타 알도 같은 지표인 NfL 수치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감소했기 때문에 기대해 볼 만하다”고 전했다. 회사 측은 내년 상반기 품목허가신청서(BLA)를 제출하고, 내년 12월 미국 FDA 가속 승인을 획득하는 것을 목표로 세우고 있다. 양 대표는 “현재 FDA 승인을 받은 루게릭병 줄기세포 치료제가 없는 만큼 시장 수요가 크다”며 “뉴로나타 알이 FDA 허가를 받을 경우 북미 시장에서 연간 매출 5000억 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아스템켐온은 지난달 378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양 대표도 참여할 예정이다. 그는 “뉴로나타 알 성공 가능성에 대한 신뢰를 주주들께 보여주기 위한 결정”이라며 “이번 증자는 회사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 상업화 준비에 속도를 내기 위한 자금 조달로,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 소각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