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감독 기관이 엔비디아가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와 동시에 화웨이(華爲)는 반도체 자회사의 경영진을 대폭 교체하며 반도체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15일 "최근 예비 조사 결과, 엔비디아는 중국 반독점법과 '시장감독관리총국의 엔비디아의 멜라녹스 지분 인수에 대한 제한 조건부 승인 반독점 심사 결정'을 위반했다"고 발표했다. 시장감독관리총국은 법에 따라 추가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도 공개했다.
이로써 중국 당국이 엔비디아의 법 위반 사실을 확인한 셈이다. 게다가 중국은 각 기업에게 엔비디아 제품 사용을 지양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이 엔비디아를 지속 견제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경쟁 업체인 화웨이는 반도체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화웨이의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업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하이쓰, 海思)는 최근 대표이사를 포함한 경영진을 교체했다고 중국 신경보가 16일 전했다.
그동안 하이실리콘의 대표이사는 쉬즈쥔(徐直軍)이었으며, 이번에 가오지(高戟)가 후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 밖에도 하이실리콘의 경영진도 대거 교체됐다.
중국 내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 조정은 하이실리콘이 반도체 설계 업체에서 벗어나 제조 영역에까지 확장하기 위한 포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이실리콘이 앞으로 반도체 제조 기술을 개발하고, 반도체 제조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임 쉬즈쥔 대표는 화웨이의 통신 분야 엔지니어 출신이다. 2011년부터 순환 회장 3인 중 1명으로 선임됐다. 최고 의사결정에 참여하며 화웨이를 이끌어 가는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신임 가오지 대표는 반도체 엔지니어 출신의 경영인이다. 쉬즈쥔 전임 대표가 통신 엔지니어라면 신임 대표는 반도체 엔지니어 출신인 셈이다.
현재 하이실리콘은 미국의 제재로 인해 발목이 묶여 있는 상황이다.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경쟁력이 여전히 낮은 상황이며, 수율 역시 낮은 상황이다. 하이실리콘으로서는 중국 반도체 제조 역량이 높아져야 하는 상황이며, 이를 견인해 내겠다는 의지가 높다.
따라서 이번 인사를 통해 보다 화웨이는 반도체에 전문적인 경영인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지의 한 IT 전문 블로거는 "하이실리콘이 단순히 기능적인 설계 회사에서 벗어나 중국 내 생태계와의 연계와 협업을 통한 반도체 주권 확보에 나설 것이다"라며 "하이실리콘이 정체기를 극복하고 재도약을 위한 내부 동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ys174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