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중요한 것은 겁먹지 않고 도전하는 마음가짐이죠.”
한국 여자골프의 ‘전설’ 박인비(37)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도전에 나선 후배들에 건넨 진심 어린 조언이다.
최근 더시에나그룹 주최 자선 프로암 대회가 열린 경기 여주의 더 시에나 벨루토CC(옛 세라지오CC)에서 만난 박인비는 “후배들의 우승 소식이 들릴 때마다 정말 기뻤다”며 “미국 무대에서 더 큰 성공을 거둬 내가 세운 기록들을 빨리 뛰어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LPGA 투어에서 21승을 거둔 설명이 필요없는 전설이다. 2015년 아시아인 최초로 커리어 그랜드슬램(4개 메이저 석권)을 달성했고 이듬해 당시 기준으로 역대 최연소 명예의 전당 회원이 됐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영광을 차지한 것도 2016년이다.
연년생 딸들을 출산하고 현재 육아에만 전념하고 있는 박인비는 “한창 선수 생활을 할 때는 아이 낳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꿈꿨다. 하지만 육아가 정말 힘들더라. 요새는 선수 때가 그리울 정도”라며 웃었다.
박인비는 다음 달 절친한 후배 유소연(35)의 결혼식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신)지애는 축가를 부르는데 저한테는 축사를 해 달라고 하더라고요. 뭐라고 하면 좋을지 고민이에요.” 유소연은 2014년 박인비의 결혼식 때 신부 들러리를 맡았었다. 박인비는 “마음 같아서는 ‘육아 지옥에 온 것을 환영해’라고 하고 싶은데 조금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박인비의 LPGA 투어 마지막 출전 대회는 2022년 8월 AIG 여자오픈이다. 현역 복귀에 대해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 것”이라고 선을 그은 박인비는 2026년 LPGA 투어 한국 선수들의 성적을 예상해 달라는 질문에는 눈을 번뜩였다. 그는 “내가 선수로 활동할 때는 좋은 기량의 또래 선수들이 많아서 서로 배우기도 하고 경쟁하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면서 “내년에는 이미 출전권을 받은 황유민을 포함해 여러 선수들이 LPGA 투어에 새롭게 도전한다고 들었다. 후배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