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간 3만명 넘게 찾아…세계유산 된 '반구천 암각화'의 몸값

2025-10-21

울산 울주군 대곡리 일원의 '반구천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지 두 달여 만에 방문객 3만명을 넘었다.

반구천 암각화는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와 국보 제147호 천전리 각석을 아우르는 이름이다. 선사시대 흔적과 인류학적 가치를 동시에 지닌 이 유적은 지난 7월 세계유산으로 공식 등재되며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21일 울산시에 따르면 등재 이후 7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울산암각화박물관 관람객은 총 3만220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만7719명)보다 1.8배 증가한 수치다. 올해 전체 관람객(6만9542명) 중 절반 가까운 46%가 등재 이후 두 달간 집중됐다.

외국인 방문객 역시 꾸준히 늘고 있다. 7월 108명, 8월 132명, 9월 124명으로 세계유산 등재 이후 해외 관광객 유입이 눈에 띄게 활발해졌다. 반구대 암각화 입구에 위치한 울산암각화박물관은 관람객들이 박물관 관람을 마친 뒤 인근 산책로를 따라 실제 암각화를 찾아가는 코스로 이어진다. 이에 보수적으로 박물관 방문객을 반구천 암각화를 찾은 방문객 수치로 가늠할 수 있다. 반구천 암각화 일대에는 방문객 숫자를 계산하는 장치가 따로 없다.

울산시는 장마철 내내 침수로 모습을 감추던 암각화가 가을 들어 완전히 드러난 데다, 세계유산 등재 소식과 나들이 철이 맞물리면서 방문객 발길이 부쩍 늘었다고 분석했다.

울산시는 이러한 열기에 맞춰 교통·관광 편의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부터 박물관~반구대~천전리 각석을 잇는 무료 셔틀버스를 하루 8회 운행하고 있으며, 시티투어 노선도 세계유산 중심으로 최근 개편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이달 인근인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해외 관광객이 더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울산의 문화유산이 세계적으로 재조명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세계유산 등재를 기념한 다양한 콘텐트도 잇따르고 있다. 울산암각화박물관은 등재 과정을 다룬 특별기획전을 내년 2월까지 진행 중이며, 울산시립미술관은 반구천 암각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전시를 내년 1월까지 선보인다. 영화제작사 씨네울산은 울산시·울산정보산업진흥원·한국콘텐츠진흥원 지원을 받아 드라마 '반구대 사피엔스' 제작에 착수했다.

또 울산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협력해 2030년까지 총 175억 원을 투입, 반구천 일대를 잇는 11.6㎞ 역사문화 탐방로를 조성한다. 천전리암각화길(2.6㎞), 반구대암각화길(3㎞), 반구옛길(5.7㎞) 등 세 구간으로 나뉘며, 관람객이 유적지를 보다 가까이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울산 도심 곳곳에는 세계유산 등재 분위기를 잇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도 이어지고 있는데,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선거 포스터로 유명한 셰퍼드 페어리, '포르투갈의 로댕'이라 불리는 조각가 빌스, 프랑스 출신 벽화 작가 존원 등 세계적 예술가들이 참여한 벽화와 조형물이 도심을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세계유산 등재 이후 반구천 암각화에 국내외 관심이 커졌다"며 "보존과 활용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반구천 일대를 세계적 관광 명소로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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