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저작권 침해, 네이버 신고 센터 격하 논란

2025-03-31

네이버가 자사 플랫폼에 등록된 '저작권 침해 및 유해 콘텐츠'에 대한 전담 신고 센터 운영을 최근 종료했다. 저작권법 위반 사례가 매년 늘어나는 데다, 특히 인공지능(AI) 시대에는 관련 피해 관리가 중요해질 전망이라 업계에서는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결정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클라우드는 지난 20일 '저작권 침해 및 유해 게시물 신고 센터' 운영을 종료했다. 여기서는 네이버가 서비스하는 블로그·포스트 등에 올라온 콘텐츠나 댓글 등의 저작권 침해 사례 등을 접수 받아 위반 여부를 판단·처분해 왔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 클라우드 관계자는 "해당 센터를 통한 신고가 거의 없었다"라고 운영 종료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네이버클라우드 홈페이지 안에) 문의하기 탭에서 접수하도록 운영 방식을 변경했다"라고 덧붙였다. 저작권 침해 및 유해 게시물을 접수 받는 창구를 한 단계 격하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저작권법을 위반하는 범죄 행위는 매년 증가세를 보이는데도 경각심이 다소 떨어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 저작권법 위반 사례는 폭증하는 추세다. 지난해 9월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저작권법 위반 범죄 발생 건 수는 2020년 6434건에서 2023년 1만8492건으로 187%가량 늘었다. 특히 지난해는 상반기에만 2만3449건을 넘겼다.

문제는 간단한 명령어 하나로 많은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는 AI 시대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최근 '오픈AI'가 최근 출시한 '챗GPT-4o 이미지 제네레이션' 모델도 저작권 침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모델이 만든 이미지가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그림체를 모방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다.

정부도 AI의 저작권 침해 문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9일 한국저작권위원회와 함께 '2025 AI-저작권 제도개선 협의체'를 발족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용호성 문체부 1차관은 "다양한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저작권 정책 방향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도 이 문제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앞서 하정우 네이버 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은 지난 10일 '국민의힘 AI 3대 강국 도약 특별위원회 콘텐츠 분야 소위원회 제3차 간담회'에 참석해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양질의 데이터가 중요하고 그런 데이터를 만들어 내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저작권"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가 뉴스 데이터나 온라인에 퍼진 데이터를 동의 없이 활용하면서 저작권 침해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이를 관리·감독할 수 있는 기구의 중요성은 더 커지는데, 전담 센터를 폐지하는 건 시대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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