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극우정당인 영국개혁당(Reform UK)이 지방·보궐선거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특히 하원 보궐선거에선 불과 6표 차로 집권 노동당 후보를 꺾고 승리하며 정치권에 충격을 안겼다.
2일(현지시간) BBC, 가디언,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전날 런콘·헬스비 지역구 하원 보궐선거에서 영국개혁당 후보 세라 포친이 당선됐다. 이로써 영국개혁당의 하원 의석은 총 5석으로 늘었다.
포친 후보는 1만2645표(38.72%)를 얻어, 1만2639표(38.70%)를 받은 노동당 캐런 쇼어 후보를 단 6표 차로 제쳤다. 1차 개표에서 4표 차 접전이 나오자 노동당 측 요청으로 재검표가 이뤄졌고, 그 결과 포친 후보의 최종 승리로 확정됐다.
BBC는 “이번 득표 차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 보궐선거에서 가장 적은 표 차로 승패가 갈린 사례”라고 보도했다. 이전 기록은 1973년 버윅-어폰-트위드 보궐선거의 57표 차였다.
포친 후보는 당선 소감에서 “보수당의 무능, 노동당의 거짓말, 이제 그만”이라며 “나이절 패라지 대표가 차기 총리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패라지 대표도 “이번 결과는 런콘·헬스비뿐 아니라 영국 전역에서 영국개혁당이 노동당에 맞서는 야당임을 보여주는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이번 선거에서 보수당은 2341표(7.17%)에 그치며 존재감을 잃었다.
이번 보궐선거는 마이크 에임스버리 전 노동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지역 주민 폭행 논란으로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치러졌다.
이번 선거는 하원 보궐선거 외에도 잉글랜드 전역에서 지방의회 의원 1641명과 지방자치단체장 6명을 새로 뽑는 선거도 함께 진행됐다.
초반 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영국개혁당은 이미 한 곳의 자치단체장 자리를 확보했고, 개표가 완료된 지방의회 의석 100석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선전하고 있다. 노동당은 자치단체장 선거 3곳에서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했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7월 재집권한 키어 스타머 총리의 노동당 정부가 처음 맞이한 전국 단위 선거였다. 노동당은 14년 만에 보수당을 꺾고 집권했지만, 증세와 복지 축소 논란으로 지지율이 하락 중이다. 보수당 역시 지난해 총선 참패의 후유증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영국개혁당이 새로운 정치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영국 정치학자 존 커티스는 BBC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의 가장 큰 질문은 ‘개혁당이 보수당과 노동당 모두에 실질적 위협이 될 수 있는가’였다”며 “현재까지 결과는 그 질문에 명확히 ‘그렇다’고 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