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LA총영사관 규정에 부합 의문"…한인건축가협 등 문제 제기

2025-02-26

"고층빌딩 코드에 맞지 않아"

현지 업체 공모 참여도 못해

한인사회 숙원사업인 LA총영사관 공관 재건축 프로젝트에 한인사회 여론이 배제됐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한인건축가협회는 새 공관 설계공모 당선작이 LA시 건축규정을 무시한 보여주기식 조감도라고 혹평했다.

LA총영사관(총영사 김영완) 공관 재건축 설계사무소로 선정된 한국 유선엔지니어링은 새 공관 조감도를 최근 공개했다.〈본지 2월25일자 A-3면〉

한인건축가협회(KAIA, 회장 리오 조)는 한국 유선엔지니어링 측이 시작 단계부터 LA시 건축규정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협회에는 한인 건축가 50명이 참여하고 있다.

한인건축가협회에 따르면 유선엔지니어링이 설계한 조감도는 지하 1층, 지상 8층으로 고층빌딩(High Rise Building)일 가능성이 높다. LA시 건축규정은 최상층의 바닥 높이가 지상에서 75피트 이상일 경우 고층빌딩으로 규정한다. 이럴 경우 소방차 고가사다리가 접근할 수 없는 높이가 돼 소방안전 및 내진설계 규정이 강화된다고 한다.

리오 조 회장은 “채택된 설계 조감도 내용을 보면 미국의 빌딩 안전코드를 제대로 이해했는지 의문”이라며 “8층 높이는 고층빌딩에 해당돼 건축공법을 완전히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 현재 발표된 공관 재건축 예산으로는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LA총영사관 재건축 예산은 당초 한화 880억 원(약 6150만 달러)에서 703억 원(약 4910만 달러)으로 크게 줄었다. 한인건축가협회는 팬데믹 이후 공사비 증가, 인건비 인상 등을 반영할 때 설계 조감도대로 시공하려면 최소 5500만 달러(스퀘어피트당 700~800달러) 이상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익명을 원한 한인 건축가 A씨는 “오피스 빌딩은 층별 높이가 최소 12~13피트로 공관 조감도 설명대로 하면 고층빌딩 규정을 피하기 어렵다”면서 “고층빌딩은 저층빌딩 건축과 달리 헬기착륙장 설치, 소방용 전용 엘리베이터 설치, 비상발전기, 제연설비 등을 다 갖춰야 한다. 특히 총영사관 특성상 보안유지가 가능한 전문 공사인력도 채용해야 하는데 공개된 예산과 설계 조감도로는 완공이 불가능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총영사관 공관 재건축 과정에서 한인 건축·시공업체 참여를 배제한 결과, 현지 사정에 맞지 않은 설계 조감도가 선정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유선엔지니어링이 지난 2023년 4월 철근 누락으로 지하주차장 붕괴사고가 난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GS건설 아파트 설계업체였다는 점도 논란이다.

리오 조 회장은 “한국 정부와 총영사관이 주도하는 정부 프로젝트라는 점에는 100% 공감한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미국에 짓는 건물을 공모할 때 현지 사정을 잘 모르는 한국 업체만 가능하게 해 배정된 예산과 상당히 거리가 있는 디자인이 채택된 것 같다. 공모 때부터 LA설계사무소나 한인 전문가들을 배제하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다른 한인 건축가 B씨는 “LA총영사관 재건축은 한인사회도 바라는 큰 사업이다. 한국 외교부에서 지금이라도 한인사회 참여를 이끌어 배정한 예산에 맞는 제대로 된 건물설계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LA 건축읽기’를 펴낸 김태식 건축가는 “LA 지역 한인 설계사무소들도 총영사관 공모에 참여하려 했지만 한국 업체만 가능해 불가능했다”면서 “총영사관 공관 재건축은 한국적이라는 이미지를 억지로 붙여서도 안 된다. 공관의 기능에 맞춰 설계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LA총영사관은 조만간 공관 재건축 설계 조감도에 관한 안내에 나설 예정이다. 총영사관에 따르면 유선엔지니어링은 공관 층별 설계까지 마쳤다. 최종설계 작업과 동시에 LA지역 시공사도 알아보고 있다고 한다.

총영사관 관계자는 “한인사회 여론 수렴 차원에서 지난해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지난해 9월 LA현장설명회 때 응모업체에 결과를 설명했다”면서 “재외공관 재건축은 본부 절차에 따라 조달청 공고를 통해 진행했다. 재외공관 재건축 절차와 과정은 모든 재외공관에 똑같이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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