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브레인홀딩스, 공동대표에 딸 정문주 선임…2세 경영 본격화

2025-03-17

솔브레인 창업주 정지완 회장(69)의 딸 정문주 부사장(41)이 지주사 공동대표로 올라섰다. 입사한 지 4년 만에 초고속 승진하며 2세 경영 시작을 알렸다.

솔브레인홀딩스는 지난주 이사회를 열고 정문주 전략기획실장 부사장을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회사 관계자는 “전문 경영인인 정현석 대표와 정문주 대표가 함께 회사를 이끌어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공동대표는 미국 파슨스 디자인 스쿨을 졸업하고 코오롱FnC에서 근무하다 2021년 비전전략부문장 상무로 입사했다. 이어 2023년 전무, 2024년 부사장으로 연이어 승진했다. 지난해 이사회에 합류했고 1년 만에 공동대표에 오르게 됐다.

당초 정 회장은 장남인 고(故) 정석호씨를 상대로 경영수업을 진행했으나 2020년 불의의 사고로 작고했다. 정 공동대표가 이듬해 회사에 합류한 가장 큰 이유로 해석된다. 정 회장은 2022년 지주사 대표직을 내려놓고 이사회 의장직만 유지하고 있다.

정 부사장이 단기간 공동대표에 오르면서 승계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의 지주사 지분율은 55.89%이며, 정 공동대표 지분율은 아직 1.09%에 불과하다.

솔브레인홀딩스는 2020년 솔브레인이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며 설립됐다. 솔브레인 지분 31%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비롯해 45개 계열사(상장 6개사·비상장 39개사)를 거느리고 있다.

정 공동대표는 솔브레인 경영에 직접 참여하기보다 신사업을 발굴하고 그룹 포트폴리오 개선에 초점을 맞춘 경영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실적 반등이다. 솔브레인홀딩스는 연결 기준 지난해 실적으로 매출 5156억원, 영업이익 85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2.1%, 29.1% 감소한 수치다. 고객사 반도체 생산라인 가동률 하락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력 사업 대응과 신사업 발굴 등이 숙제로 보인다.

솔브레인은 1986년 테크노무역상사가 모태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에 필요한 정밀 화학 소재를 개발·생산한다. 구체적으로 반도체용 고순도 불산을 포함한 각종 재료를 국산화했고, 이차전지에 필요한 전해액, 첨가제를 공급하고 있다.

현재 정 공동대표가 솔브레인에서 맡고 있는 직책은 없다. 솔브레인은 2021년부터 삼성SDI 출신 노환철 대표가 이끌고 있으며, 부친 정 회장도 이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하지 않고 있다.

정 공동대표는 그룹의 화학 소재 사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헬스케어부문 육성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2015년 제닉을 시작으로 아크 다이어그노스틱스, 시어 등 다수의 헬스케어 기업에 투자해왔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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