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약품 관세 전망 불투명…"25% 부과 시 괴멸적 타격 예상"

2025-11-24

24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포럼 개최

"타 국가 관세율 따라 영향 천차만별"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미국의 의약품 관세 부과와 관련해 구체적인 정책 윤곽이 늦으면 내년 4월경에야 드러나거나, 관세가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김혁중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24일 서울 서초구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열린 'KPBMA 커뮤니케이션 포럼'에서 '트럼프 2기 정책 변화와 한미 관세 협상에 따른 제약바이오 산업의 기회와 위험 요인'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법률적으로 232조 관세에 대한 조사를 개시한 4월 1일 기준 270일 이내(12월 27일) 상무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조사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입장을 계속 번복해 온 상황을 고려하면 관세 적용 시점과 범위 등이 애매하게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이 EU와 동일하게 의약품에 대해 15% 관세율을 적용받기로 합의했지만 다른 국가에 매겨지는 관세율에 따라 영향이 천차만별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김 부연구위원은 "한국에 관세를 10%만 부과하더라도 다른 나라에 극단적으로 50% 이상의 고관세를 부과하면 한국의 관세 인상보다 전체적인 가격 상승이 더 커서 오히려 수출이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제약바이오 산업의 경우 25% 관세만 부과해도 괴멸적인 타격이 예상되는 분야로, 다른 산업과 비교할 때 가격 탄력성이 높은 편이기 때문"이라며 "결론적으로 EU에 매겨지는 관세율이 중요하다. EU가 협상을 안하고 한국이 협상을 할 경우 오히려 한국의 대미 수출이 증가하는 결과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한국이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카드로 급격한 관세 인상이 미국 내 약 공급망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환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군인 바이오의약품 수입 의존도가 높다"며 "국내 생산 간 수요 간 상당한 미스매치가 존재하는 만큼 약점을 환기시키며 급격한 관세 인상의 위험성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약 부족은 수요에 대응하지 못하거나 원료가 부족한 것이 핵심으로 이를 공동으로 해결하기 위한 의제를 제시하며, 232조 관세에 필요할 수 있는 추가 협상에 대비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제약바이오 산업에 적용되는 HS코드 체계 개선도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제약바이오 산업은 화학 제품군에 포함돼 있어 세부 성분이나 용도에 기반한 정밀한 분류가 어렵고, 그 때문에 산업별 영향 분석에도 한계가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김 부연구위원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HS 6단위에서 나름대로의 성분과 용도를 바탕으로 품목을 분류하지만 제약바이오 산업에 한정된 분석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위상 제고를 위해서라도 HS 코드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강연에서는 표준희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연구원 원장이 'AI 신약개발 자율화 시스템'을 주제로 AI 신약개발의 중요성과 AI 기반의 실험자율화 시스템의 필요성을 소개했다.

표 원장은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기업들은 전체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 기간을 2~3년 단축할 수 있다"며 "약물 발굴 단계에서부터 임상 시험까지 AI를 접목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약품 개발에 10~15년이 걸리기 때문에 그 기간에서 2~3년을 단축시킨다는 것은 길어보이지 않을 수 있으나, 경쟁이 매우 심한 파이프라인을 개발하는 연구자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큰 차이"라며 "특허 보존 기간까지 세이빙되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표 원장은 AI 활용이 신약 개발 단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도 짚었다.

표 원장은 "AI는 약물 허가 심사 단계 이후에도 부작용을 예측하거나, 새로운 적응증을 적용하는 데 있어서도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글로벌 빅파마에서 개발하고 있는 대부분의 약들에는 어느 한 순간에도 AI 기술이 접목되지 않은 것들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가 지금은 어시스턴트로서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면 미래에는 주체가 되어 스스로 연구를 해낼 것이라는 기대가 굉장히 크다"며 "가설부터 실험 설계, 결과 분석까지 주요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y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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