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단두대다. 프리미어12 첫 경기 대만에 충격패한 대표팀이 14일 쿠바와 만난다. 쿠바 역시 전날 도미니카공화국에 1-6으로 패했다. 한국도, 쿠바도 2차전까지 패한다면 사실상 예선 탈락이다.
부담 큰 경기에, 상대 전력이 만만찮다.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NPB) 퍼시픽리그 평균자책 1위를 차지한 라이반 모이넬로(29)가 쿠바 선발로 나선다. 2017년부터 소프트뱅크에서 불펜 투수로 활약했고, 올해 선발로 전향하자마자 11승 5패에 평균자책 1.88을 기록했다. 불펜에서 7년 동안 매 시즌 이닝당 1개 이상 삼진을 잡아낼 만큼 구위가 탁월하다. 선발로 뛴 올해도 163이닝 동안 155삼진을 잡았다. 당초 도미니카공화국과 개막전 선발로 내정됐지만, 대회 직전 한국전 선발로 방향을 틀었다.
모이넬로는 포심과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4가지 구종을 구사한다. 최고 구속 154㎞, 평균 구속 149㎞가 나오는 포심 패스트볼 위력이 절륜하다. 140㎞를 웃도는 슬라이더와 130㎞ 중반대 체인지업 또한 위력적이다. 여기에 120㎞대 느린 커브까지 겸비했다. 다른 구종과 구속 차가 커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는데 최적화돼있다. 포심으로 타자들을 일단 윽박지르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유도한다. 빠른 공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가 갑작스럽게 들어오는 커브에 선 채로 물러나는 경우도 빈번하다.
불펜에선 NPB 센트럴리그 구원 1위 라이델 마르티네스가 버틴다. 주니치에서 7년째 활약 중이다. 2022, 2023시즌 연속 0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었고 올해도 60차례 등판해 58이닝 동안 평균자책 1.09에 2승 3패 7홀드 43세이브를 기록했다. 쿠바는 첫 경기 도미니카전에 마르티네스를 내지 않고 아꼈다.
도미니카전 6이닝 1득점 빈공에 그쳤지만, 이름값만 따지면 타선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메이저리그(MLB) 슈퍼스타였던 요안 몬카다와 NPB에서 10년간 184홈런을 때린 알프레도 데스파이네가 버틴다. 38세 노장인 데스파이네는 지난해를 끝으로 NPB를 떠났지만, 여전히 쿠바에서 현역으로 뛰고 있다. 도미니카전에도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를 때렸다. 몬카다와 데스파이네 그리고 NPB 닛폰햄에서 활약 중인 아리엘 마르티네스가 중심 타선을 이룬다.
개막전 패배로 벼랑 끝 위기에 몰린 한국은 곽빈을 선발로 올린다. 대만전 6실점으로 무너진 고영표를 제외하면 사실상 낼 수 있는 최고의 카드다. 대회 최고의 투수로 꼽아도 손색이 없는 모이넬로를 상대로 대량득점은 사실상 어렵다. 제한된 찬스를 놓치지 않는 집중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