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 꼭 쥔 조원태 회장···'푸른 비상' 향한 화려한 데뷔전

2025-03-12

"대한민국을 세계로 나아가게 하는 날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1969년 창립 당시의 포부를 넘어, 이제 더 큰 꿈과 희망을 그려 보고자 합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새로운 대한항공의 시작을 선포했다. 주먹을 꼭 쥔 채 무대에 올라 '한국을 넘어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항공사'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힌 그의 모습에선 설렘과 긴장감이 동시에 느껴졌다.

대한항공은 지난 11일 '짙은 푸른빛'의 새로운 태극마크를 공개했다.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앞두고 글로벌 톱11 항공사로의 화려한 변신을 예고한 것이다.

이날 조 회장은 1000여명의 환호와 박수를 한 몸에 받으며 '통합 항공사' 수장으로서 화려하게 데뷔했다. 글로벌 항공업계 리더로서의 위상이 한층 더 올라선 순간이다.

조 회장이 무대에 오르기 전 대형 스크린에는 대한항공의 56년의 역사가 파노라마처럼 흘러갔다. 1962년 한국 최초 항공사 설립부터 2025년 통합 대한항공 출범까지 순식간에 흘러간 시간은 사뭇 뭉클함을 자아냈다.

경영권 분쟁부터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까지 순탄치 않았던 대한항공의 여정이 한순간에 스쳐 지나간 탓일 것이다. 그럴 때마다 항상 빛을 발했던 건 위기를 기회로 바꾼 조원태 회장의 '리더십'이었다.

피 튀기는 가족 간 경영권 분쟁과 코로나19라는 악조건을 꿋꿋이 이겨낸 조 회장은 뛰어난 위기 돌파 능력을 발휘하며 오늘날의 '글로벌 톱 항공사' 수장으로 거듭났다.

"코로나가 터졌을 땐 눈앞이 깜깜했다"는 조 회장의 짧은 한마디에서 그가 느꼈을 부담감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이런 순간에도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라는 승부수를 뒀다. 그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제안을 받았을 때 1초도 망설이지 않았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조 회장은 산업은행을 우군으로 끌어들이며 경영권을 지키는 동시에 글로벌 톱 항공사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한 치의 망설임 없는 그의 결단력은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 과정에서 재차 빛을 발했다. "무엇이든 포기하겠다"는 그의 절박한 결기가 마침내 4년을 끌어온 통합 항공사 출범의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태어난 통합 항공사는 단숨에 글로벌 11위 항공사로 도약했다. 오랜 숙원인 아시아나항공을 품고 더 높이 날아오를 채비를 마친 조원태 회장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제 조 회장은 두 항공사의 물리적 결합을 넘어 '하나의 정체성'으로 화학적 융합을 이끌어야 하는 새로운 과제를 안고 있다. 차분하고 섬세한 성품을 지닌 그는 한 가족이 된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을 벌써부터 살뜰히 챙기며 소통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시아나항공 직원 자녀들에게 축하 선물을 전달한 미담이 화제다. "부모님과 함께 일하는 조원태 아저씨"라고 자신을 설명한 그는 친근한 이미지로 새 직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오랜 시간 경쟁관계에 놓였던 직원들이 이제는 '하나의 기업'이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먼저 앞장서는 모습이 호감을 사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 두 달 동안 통합 과정을 지켜보면서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는 것을 보고 앞으로 잘해 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됐다"며 오히려 직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화려한 말주변이나 요란한 제스처보다 '진솔한 소통'을 중시하는 사람. 직원들과 격의없이 대화를 나누는 소탈한 리더. "한곳을 바라보자"는 조원태의 리더십이 다시 한번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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