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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방위적으로 관세 부과를 예고하자 미국 주요 기업들조차 원가 상승, 수요 감소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미국 백악관에 문제 제기를 하거나 대체 소재를 찾아 나서는 등 출구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13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세계 최대 음료 업체 코카콜라의 제임스 퀸시 최고경영자(CEO)는 11일 실적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알루미늄 25% 관세 부과 방침에 대한 질문을 받고 “알루미늄 캔이 더 비싸지면 플라스틱 페트병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알루미늄 캔 대신 플라스틱 페트병을 늘리겠다는 의미다.
앞서 코카콜라는 관세 인상으로 미국 내에서 알루미늄을 조달하면 소비자가격을 인상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미 지난 분기에 미국산 제품 가격을 약 6% 인상했다. 특히 트럼프 관세로 인한 용기 전환으로 2035년까지 재활용 포장재 사용 목표를 기존의 50%에서 35~40%로 하향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CNBC는 전했다. 미국의 수제 맥주 업계도 관세 조치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맥주 캔과 저장탱크 등의 핵심 재료인 알루미늄과 철강 가격이 오를 경우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부족한 소규모 양조 업체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어서다.
항공 및 자동차 업계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델타항공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항공기에 대한 관세 도입은 비용을 크게 늘릴뿐더러 경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완성차와 부품을 수입하는 포드자동차의 짐 팔리 CEO는 최근 자동차 산업 콘퍼런스에서 “관세정책은 재앙적”이라고 꼬집었고 알루미늄 유통 업체 퍼레니얼의 브라이언 헤세 CEO는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은 결국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의 멕시칸 식당 프렌차이즈 업체인 치폴레의 애덤 라이머 최고재무책임자(CFO) 역시 “아보카도의 약 50%를 멕시코에서 수입하는데 관세가 부과되면 비용이 0.6%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공급망의 효율성을 개선하고 매장에 절단기(슬라이서)를 도입하는 등 노동력을 줄이는 식으로 비용을 절감하려고 한다”면서도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월마트 등 미국 대형 유통 업체를 대변하는 소매업자 단체 전미소매업협회(NRF)는 이날 성명을 내고 “정책 실패의 비용이 미국 가계와 소상공인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도록 협상을 계속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