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불체자 추방에 집값 상승 현실화 우려

2025-02-13

목재·석고보드 대부분 수입, 대체 힘들어

"건축비에서 비중 낮아 문제 없다" 반론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와 대규모 불법체류자 추방을 시작했다. 취임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는 추가로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부과가 유예됐지만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첫 관세 부과 대상 3개국은 주택 건설 자재의 주요 수출국이고 불법체류자는 건설 인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조처가 주택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건축 자재 가격 상승 유발

주택 건설의 핵심 자재 중 하나인 목재는 상당 부분이 캐나다에서 수입된다. 캐나다산 수입품에 25%의 관세가 부과된다고 가정하면 주택 건설사는 20만 달러를 지불하던 것을 25만 달러를 줘야 한다. 미국 주택은 기본적으로 목조여서 건설비 상승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레드핀의 첸 자오 경제리서치팀장은 "건축 자재에 관세 부과가 시작되고 뚜렷한 대체 수입원이 없을 경우 주택 건설과 리모델링 비용 상승과 함께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전국주택건설협회(NAHB)의 칼 해리스 회장은 "미국은 (주택 건설용 목재인) 연목의 70% 이상을 캐나다에서, 건축용 석고보드의 대부분을 멕시코에서 수입한다"며 "건축 자재에 대한 관세 부과는 주택 건설 비용을 증가시켜 집값을 올리고 신규 개발을 위축시킨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반론도 있다. 미국목재연합의 졸탄 반 헤이닝건 대표이사는 최근 성명에서 "목재 비용은 일반적으로 신규 주택 건설비에서 약 1.3% 정도를 차지하기 때문에 주택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세계경제포럼에서 "우리는 캐나다 목재가 필요 없다. 자체 산림이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문제는 재고다. 원자재 가격 정보 제공업체 패스트마켓의 더스틴 잘버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목재는 수요가 낮고 건설 성수기가 시작되지 않았음에도 재고가 1~2개월 치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미국 내 목재 생산은 남부에 집중되어 있다. 최근 생산량이 늘긴 했지만 생산 비용이 높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의 라잔 파라줄리 산림경제.정책 부교수는 "미국의 목재 공급은 제한적이며 캐나다의 공급량을 대체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1년 안에 캐나다산 목재를 대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관세 부과는 건설비 상승에 그치지 않고 모기지 금리 상승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관세가 물가 상승과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면 연방준비제도(Fed)는 이를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모기지 금리도 상승하고 그 부담은 주택 구매자에게 돌아간다.

▶불체자 추방이 미치는 영향

트럼프 행정부의 대대적 불법체류자 추방 정책도 관세 부과 못지않게 주택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자오 팀장은 "대규모 추방이 현실이 되면서 주택 시장뿐만 아니라 경제 전체에 상당한 충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이민자는 건설 노동력의 약 30%를 차지한다. 대규모 추방이 계속되면 건설 노동력이 줄어들면서 인건비 상승과 공사 지체로 건설비가 상승하게 되고 주택 공급은 더욱 줄어든다. 불법체류자 추방 정책 이전에도 NAHB는 현재의 주택 공급 부족을 해결하려면 앞으로 3년 동안 약 220만 명의 숙련된 건설 노동자가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추방은 이미 현실이 된 악재다. 또 추방되지 않더라도 불안감에 현장에 나오지 않은 노동력까지 고려해야 한다.

▶정부에서 나올 수 있는 대책

전문가들은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 대책과 함께 주택 구매자를 지원하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뱅크레이트의 마크 햄릭 선임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첫 주택 구매자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세금 감면이나 보조금을 제공할 수 있다"며 "이러한 지원책이 주택 구매 부담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수요 증가 정책은 주택 공급 부족 문제를 악화시키는 측면도 있다.

▶불확실한 주택 시장 대처법

시장이 불확실하더라도 주택을 구매해야 하면 집값을 조금이라도 낮출 방법을 찾아야 한다.

-미리 주택 보험료 확인= 최근 주택 구매에서 보험료 부담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주택 구매 전에 보험료를 알아보고 필요하면 보험 부담만큼 집값을 깎아달라고 요구한다.

-최저 모기지 금리를 찾는다= 모기지 금리는 대출기관마다 다를 수 있다. 최대한 여러 곳의 대출 금리를 비교해 최적의 조건을 찾는다.

-신용 점수 관리= 모기지 금리를 잘 받으려면 크레딧 점수가 중요하다. 부채를 줄이는 등 크레딧을 잘 관리한다.

-구매 지역을 고집하지 않는다= 집값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원하는 지역을 고집하지 않고 대체할 지역을 찾아 가격을 낮춘다.

-콘도나 타운하우스 고려=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단독 주택의 중간 가격은 44만 3370달러였으나 타운하우스는 37만 7611달러, 콘도는 36만 6100달러였다. 단독 주택과 함께 콘도나 타운하우스의 가격을 비교해 보고 선택한다.

안유회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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