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오는 12월 8일 3년간의 임기를 마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에너지 시장이 요동치던 2022년 14대 가스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그는 안정적인 가스공급과 가스공사의 재무건전성, 미래전환 세 축을 중심으로 경영의 항로를 잡았다.
최 사장은 “지난 3년은 에너지 위기와의 싸움이었다. 그럼에도 가스공사는 흔들림 없이 안정적·경제적인 가스공급을 이어갔다”고 소회했다. 그의 표현처럼 가스공사는 국제 LNG 가격 급등 국면에서 신규 장기계약과 기존계약 재협상을 병행하며 도입원가를 대폭 낮췄다. 설비 임대를 통한 수익으로 공급비를 낮춰 국민 부담을 줄였다. 그 결과 국내 공급단가(2024년 기준·원/MJ)는 독일(6원)·영국(7원)·프랑스(8원)·유럽연합(9원)보다 훨씬 낮은 4원 수준을 유지했다.
최 사장은 장기간 요금 동결로 불어난 미수금과 부채 부담 속에서도 가스공사의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했다. 매출채권 조기회수와 차입구조 조정 등으로 2022년 말 52조원이던 부채를 46조8000억원까지 줄여냈다. 부채비율도 500%에서 433%로 67%포인트(P) 낮추는데 성공했다. 개별요금제 확대를 통해 발전소별 맞춤형 공급체계를 구축한 것도 성과로 꼽힌다. 그 결과, 가스공사는 경영평가 B등급에 도달했다. 가스공사가 설립 후 경영평가에서 받은 최고 등급이다.
그럼에도 최 사장은 미수금 정리를 끝내지 못한 점은 못내 아쉽다고 했다. LNG는 가정 난방·전기 생산 등에 활용돼 민생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에너지원이지만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데다, 가스공사가 가스 요금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원료비를 'Pass Through' 방식으로 이윤 없이 소비자에게 공급해 수익 창출을 통한 자본 축적이 어려운 구조다.
최 사장은 “2022년 러-우 전쟁에 따른 국제 LNG 가격 급등에도 가스 요금을 장기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며 국가 경제와 민생 안정에 기여했지만, 이로 인해 큰 폭으로 불어난 미수금을 떠안았다”며 “저를 비롯한 모든 임직원이 원가 절감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 왔지만, 임기 내 미수금 회수를 마무리하지 못하게 된 점이 무척 아쉽다”고 했다.
그렇다고 에너지 안보와 수급에서 소홀함은 없었다. 지난 8월 미국산 LNG 장기계약을 성사시켜 중동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선을 다변화했다. 최 사장은 “국제 입찰을 통해 경쟁력 있는 가격을 확보했다. 가격안정과 안보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가스공사는 청정에너지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광주광역시와 경남 창원에서 수소생산기지를 운영 중이며, 경기 평택에도 신규 기지를 건설하고 있다. 전국 58개 수소충전소와 함께 가스 배관 내 수소 혼입 실증을 추진하는 등 '그린수소 프로젝트'에도 참여 중이다.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M.AX(제조 AI 전환)'과 보조를 맞춘 인공지능(AI) 경영혁신도 눈에 띈다. 최 사장은 “AI 기반 위험성 평가와 사고 예측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산불·폭우 등 재난 데이터를 연계한 '스마트 재난안전시스템'으로 실질적 피해 제로화를 달성했다”고 전했다. 가스공사는 이달 중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과 함께 대구 혁신도시 공공기관과의 AI 협력 모델을 확장할 계획이다.
최 사장은 “가스공사는 숱한 위기 속에서도 국민의 일상을 지켜냈다.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대한민국 에너지 안보와 국민 편익 증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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