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도 못 끊어. 영원히 우린 한가족."
관객들에게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트로트 뮤지컬 '명랑가족'이 14일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3일간의 공연을 마쳤다.
작품은 한 시대를 풍미한 코미디언이자 트로트 가수 '심해룡'의 죽음을 계기로 시작된다. 오랜시간 얼굴을 보지 못했 이복 남매 심주혁·심주희·심건우·심희정은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다시 마주한다.
첫 번째 부인 강희정 사이에서 태어난 남매 심주혁·심주희와 두 번째 부인에게서 태어난 남매 심건우·심희정은 각기 다른 상처를 안은채 갈등을 드러낸다.
장녀 심주희는 새어머니가 친모의 자리를 대신했다고 느끼며 이복 남매를 밀어내고, 심건우는 그 태도에 상처를 받으며 대립한다.
장남 심주혁은 어머니 강희정이 가족을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사정을 알고 있는 인물로, 속세를 떠나 스님의 삶을 선택했다. 막내 심희정은 가족 간 관계 회복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온 인물이다.
유산을 둘러싼 언쟁이 이어지던 가운데 심해룡의 변호인이 등장해 뜻밖의 유언을 전한다. 네 남매가 추도식에서 그의 대표곡 '명랑가족'을 함께 공연해 문상객들을 만족시키면 유산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아버지의 마지막 유언을 계기로 남매는 묻어두었던 감정을 꺼내놓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심주현은 심건우 앞에 무릎을 꿇고 사과를 전한다.
이어 장례식장을 찾은 코미디언과 가수 후배들이 등장해, 장례식이 슬프지 않기를 바랐던 심해룡의 뜻에 따라 경쾌한 노래로 고인을 추모한다.
이후 강희정은 자신의 선택을 털어놓으며 자녀들에게 사과하고 심건우는 심주혁을 이미 용서했음을 밝힌다.
심해룡의 뜻에 따라 가족 간 오해는 풀리고, 공연은 네 남매의 '명랑가족' 완창으로 막을 내린다.

무대는 전통적인 장례식장이 아닌 심해룡이 처음 공연했던 ‘하하 클럽’을 배경으로 구성됐다. 한 켠에는 생전에 그가 아꼈던 밀랍 인형이 배치돼 고인의 삶을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이러한 공간 설정에 맞춰 장면 전환 없이도 극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구성됐다.
형형색색의 조명은 전통적 장례식과 대비되는 밝은 분위기를 만들어내며 트로트 가수이자 코미디언이었던 고인의 삶을 반영했다.
또 배우들의 화려한 의상 역시 무대 분위기를 완성했다. 무지개 빛 색감과 스팽글 의상은 1970년대 의상의 특징을 담아내며 기존 장례 문화와 대비되는 이미지를 형성했다.
‘명랑가족’은 장례식장이라는 공간 안에서 가족 간의 갈등과 화해의 과정을 풀어내며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다.
[ 경기신문 = 서혜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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