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에 보답 받은 박태하 감독 “조르지도 부담이 컸을 겁니다”

2025-05-27

“참 오래 기다렸습니다.”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 박태하 감독은 선두를 질주하던 대전 하나시티즌을 잡은 뒤 환한 미소를 지었다.

박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2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16라운드 대전과 원정 경기에서 3-1 역전승을 신고했다. 오랜만에 연승을 내달린 포항은 승점 25점을 쌓으면서 4위로 올라섰다.

박 감독은 개막전에서 패배를 안겼던 상대에 설욕한 것도 기뻤지만, 그 주역이 아픈 손가락이었던 골잡이 조르지였기에 어느 때보다 기쁜 눈치였다. 박 감독은 승리가 확정된 뒤 자신에게 다가와 인사를 건넨 조르지의 머리를 두드리며 칭찬했다.

박 감독이 공개적으로 조르지를 칭찬할 정도로 빼어난 활약상이었다. 조르지는 1-1로 맞선 전반 37분 국가대표 골키퍼 이창근의 선방을 뚫어내는 호쾌한 중거리슛으로 시즌 첫 골을 넣었다. 그리고 후반 26분에는 상대 수비수들의 잇딴 태클을 이겨내면서 팀 동료 김인성의 쐐기골을 돕는 어시스트까지 기록했다.

박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나 뿐만 아니라 조르지 본인도 심적으로 많은 부담이 있었다. 오늘 경기 한 번 잘했다고 자만할 게 아니라 지속해서 충분히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경기력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우리 팀에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웃었다.

박 감독이 조르지를 칭찬한 것은 올해 왼쪽 날개로 포지션을 이동하면서 4개월 넘게 침묵한 것에 지칠 법한 상황에서 꿋꿋하게 최선을 다한 것에 대한 대견한 마음이 컸다. 조르지는 원래 이타적인 플레이를 즐기는 선수지만, 골잡이가 골이 없으면 답답하게 마련이다. 박 감독도 ‘조르지가 언제 터질 것 같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쓴웃음을 짓는 게 일상이었다.

그러나 박 감독은 이제 조르지를 중심으로 어떻게 공격을 풀어갈 지에 대한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됐다. 조르지와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베테랑 김인성은 이제 포항이 자랑하는 새 조합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조르지는 직전 경기였던 지난 23일 FC안양전에서도 김인성의 시즌 첫 골을 도왔다.

박 감독은 “김인성은 지난해 정재희와 같은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면서 “지난 경기에서 조르지와 김인성의 조합이 좋다고 생각해 오늘도 기용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앞으로 (두 선수가) 부상이 없다면 이런 패턴으로 가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조르지도 자신의 첫 골을 시작으로 포항의 승리를 이끄는 해결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조르지는 “오늘 골이 나에게 너무 중요한 골이었다”면서 “(첫 골 장면에서) 공을 때릴 때부터 골대만 벗어나지 않으면 골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부정적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내 멘탈도 흔들릴 수 있어 최대한 신경쓰지 않으려고 했고, 오늘 골로 자신감을 얻었다. 15경기를 치르면서 언젠가 (골을 넣는) 이 순간이 올 것이라 믿었다”고 말했다.

한편 안방에서 완패를 당한 황선홍 대전 감독은 “선수 구성, 경기 계획 모두 다 내가 실수했다”며 “이게 우리의 현주소인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대전(승점 31)은 이날 패배로 전북 현대에 승점 1점차로 선두를 내주게 됐다.

황 감독은 “전술적으로 내가 변화를 주고 있는데, 팀이 적응에 어려워하는 것 같고 선수 구성도 여러 가지를 점검해야 할 것 같다”며 “실점 전까지는 경기 플랜대로 선수들이 이행했는데 어이없게 실점하면서 주도권을 내주고 경기할 수밖에 없었다. 하루 빨리 정비해 다음 경기(FC 안양전)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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