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캠프에서의 목격담, ‘파김치’가 된 선수는 물론 상의탈의 훈련까지…김태형호, 단단히 마음 먹었다

2025-02-05

롯데의 스프링캠프 풍경이 달라졌다.

롯데는 지난달 24일부터 대만 타이난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이다.

그런데 현지에서 심심치않게 목격담이 흘린다. 훈련 강도가 어느 때보다 높다는 소리가 들려온다.

하루 일정이 빡빡하다. 오전 7시부터 하루가 시작된다. 선수들은 조식을 먹고 그 날의 얼리워크 조로 배정된 선수들은 오전 8시부터 숙소에서 야구장으로 향한다.

본격 훈련은 오전 9시에 시작한다. 얼리워크 조와 크게 시간 차이가 나지 않는다. 오전 내내 강도 높은 훈련이 진행됐다가 점심 시간 동안 잠시 숨을 돌린 다음에 다시 오후 훈련이 시작된다. 5시30분이 되어서야 저녁을 먹는다.

그런데 아직 하루 일정이 끝난 게 아니다. 오후 7시부터는 다시 야간 훈련이 시작된다. 자율 훈련이 아니다. 훈련에 참가해야하는 선수들의 명단이 그날마다 정해져있다. 심지어 지난 3일 야간 훈련에는 ‘야수 전원’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훈련 일정만 빽빽한 것이 아니다. 캠프지 곳곳에서 ‘곡소리’가 들린다. 선수들은 모두 땀에 절어있고 중간중간 그라운드에 드러누워서 ‘파김치’가 된 모습도 보인다. 지난달 31일에는 선수들이 ‘상의 탈의’를 하고 훈련을 했다. 김민호 수비 코치가 “날도 좋은데 땀 좀 빼자”고 제안했고 내야수들이 유니폼 상의를 벗고 수비 훈련을 했다. 김 코치의 말대로 이날 선수들은 땀을 쏙 뺐다.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이 지쳐있지만 의욕을 가지고 하고 있다”라고 캠프지의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몇년 동안 롯데는 스프링캠프에서 강도 높은 훈련보다는 ‘자율’을 선호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지난 시즌을 마치고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롯데는 지난 시즌 정규시즌 7위를 기록했다. 2017년 준플레이오프를 치른 이후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마무리캠프부터 김태형 롯데 감독은 코치들에게 ‘충분히 마음에 들 때까지 시키라’는 지시를 했다.

처음에는 1군 구장인 부산 사직구장과 2군 구장인 김해 상동구장 등에서 마무리 캠프를 진행하다가 ‘충분하지 못하다’는 현장의 의견이 나와 일본 미야자키로 떠나 수비 강화 캠프를 진행했다.

지난 시즌 팀 실책 113개로 10개 구단 중 2위를 차지했던 롯데는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기본기를 다지는데 집중했다. 오전 9시부터 저녁 8시까지 훈련 일정이 진행됐다. 마무리캠프에서는 주전 선수들보다는 신예급 선수나 백업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이런 분위기가 1군 스프링캠프에서도 이어졌다.

올시즌만큼은 가을야구의 염원을 풀어보겠다는 각오가 드러난다. 스토브리그에서 행보도 그랬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김원중, 구승민을 모두 잔류시켰다. 트레이드로 정철원을 데려오며 불펜 보강도 했다. 높였던 사직구장 담장도 다시 원상복구 했다.

‘가을야구 청부사’로 롯데의 지휘봉을 잡았던 김태형 감독은 지난 시즌에는 아쉬움을 남겼다. 올시즌에는 반드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겠다는 각오다.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 “가을야구 가야죠, 진짜”라고 목표를 밝힌 뒤 “작년보다 훨씬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가을야구를 가겠다는 바람은 선수들이 더 크다. 여기에 동기부여도 더해졌다.

롯데는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 2025시즌 선수단 연봉 계약을 완료했다. 특히 젊은 선수들의 몸값이 대폭 상승했다.

이른바 ‘윤나고황’으로 불린 윤동희, 고승민, 황성빈, 나승엽이 모두 억대 연봉에 진입했다. 윤동희는 심지어 2024시즌 연봉 9000만원에서 2억원까지 122.2%나 상승했다. 지난 시즌 롯데로 이적해 팀의 중심이 된 손호영도 4500만원에서 1억2500만원으로 연봉을 높였다.

팀의 주축으로 뛴 젊은 선수들의 가치가 높아지는 모습을 본 다른 선수들도 적지 않게 자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를 잘 하게 된다면 그만큼 몸값을 높일 수 있다라는 사실을 직접 곁에서 지켜보게 된 것이다.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지면서 힘든 훈련도 군말없이 소화하게 됐다. 땀에 절여지고 많은 훈련량에 지쳐도 큰 불평 없이 임한다.

‘흘린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올시즌을 준비하는 롯데는 그 어느때보다 많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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