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예산 기능 분리' 수면 위로…이재명도 지난 대선서 검토

2025-02-12

"기재부 예산실에 권한 지나치게 집중"

李 "기재부로부터 예산 기능 분리 필요"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야권에서 조기 대통령 선거 가능성을 높게 보는 가운데 국가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 기능을 축소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기재부에서 예산 기능을 분리해 기획예산처를 신설하자는 것이다. 이같은 제안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0대 대선에서 제시했던 방안이라 주목되고 있다.

김유찬 포럼재정회장(전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은 12일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국회예산정책처가 공동으로 개최한 '국회 예산안 심의권 강화를 위한 정책 과제 토론회'에서 "현재 우리나라 예산 과정에서는 행정부, 그리고 행정부 내에서 기재부 예산실에 권한이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는 비판이 있다"고 밝혔다.

김유찬 회장은 문제 해결책으로 미국 백악관 관리예산실(OMB) 사례를 들며 "기재부에서 예산총괄부서를 떼어내어 기획예산처와 같은 별도의 부처로 독립시키는 경우가 주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김 회장은 "예산 관련 조직 개편 원칙으로 대통령 책무성과 공무원 정치적 중립성 제고 그리고 이해 상충 문제 해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이런 조직 개편 원칙 하에서 기재부 기획예산부문은 청와대 대통령실이 직접 관장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600조원이 넘는 정부 예산을 편성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 각 정부 부처에서 필요한 사업 예산안을 기재부 예산실에 신청하면 기재부 예산실은 총지출 범위에서 부처 예산안을 감액 또는 증액할 수 있다.

기재부가 편성한 정부 예산안은 국회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다만 국회는 정부 예산안 감액 권한만 있지 증액은 할 수 없다. 증액 시 기재부 장관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에 기재부가 이듬해 정부 예산안을 짜는 6~8월이면 각 부처 공무원은 물론이고 지방자치단체장도 기재부 예산실을 방문한다.

김유찬 회장은 "기재부 예산실의 막대한 권력에 대한 비판은 매우 오래된 것으로 누적된 예산실과 기재부 관료 조직의 비대해진 권력은 대통령실과의 관계에서도 문제를 만들기도 한다"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 하는 것이 재정거너번스의 올바른 정립을 위한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문제 의식과 해결 방안은 이재명 대표가 지난 대선 후보 시절 제시했던 의견과 유사하다.

이 대표는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기재부가 예산 권한으로 다른 부처의 상급 기관 노릇을 하고 있다"며 "기재부로부터 예산 기능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후보는 당시 "기재부의 제일 문제는 기획·예산·집행 기능을 다 가진 것"이라며 "그 문제를 교정해야 각 부처의 고유 기능이 살아난다"고 강조했다.

ycy148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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