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SDI가 '사이드터미널' 배터리 양산 준비에 돌입했다. 사이드터미널 배터리는 기존 상단에 위치하던 양극과 음극 단자를 양쪽 측면에 배치한 새로운 각형 배터리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구형 배터리를 생산하는 헝가리 괴드 1공장 생산라인 일부를 사이드터미널 배터리 생산 용도로 개조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관련 장비 발주도 이뤄졌다. 장비 반입과 구축, 시운전 등 일정을 고려하면 2027년부터 본격 양산이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SDI 사이드터미널 배터리의 첫 고객사는 폭스바겐으로 파악됐다.
터미널(단자)은 배터리를 외부와 연결하는 전기 접점으로 이 단자를 통해 전류가 이동한다. 양극 단자를 통해 배터리에서 전류가 흘러나오고 음극 단자를 통해 전류가 되돌아온다.
사이드터미널 배터리는 기존 상단에 위치하던 양극과 음극 단자를 양쪽 측면에 대칭으로 배치한 각형 배터리다. 단자가 상단에 위치한 배터리는 톱터미널 또는 단방향, 측면에 위치시킨 배터리는 사이드터미널 혹은 양방향 배터리라고 부른다.
사이드터미널 배터리는 기존 톱터미널 배터리 대비 내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내부에 더 많은 용량을 채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또 상부와 하부에 모두 냉각판을 설치하는 이중 냉각 방식으로 효과적인 열관리가 가능하고 균일한 전류 흐름으로 배터리 사이클 수명을 개선하는 데에도 유리하다.
가로가 긴 형태로 배터리 탑재 공간 높이를 낮춘 차량 설계 시에도 사이드터미널 배터리를 고려할 수 있다.
기존 삼성SDI가 생산하던 톱터미널 배터리는 전류 이동 경로가 짧아 저항을 감소시키는데 유리하고 패키징이 용이해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삼성SDI가 톱터미널에 이어 사이드터미널 배터리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려는 것은 완성차 업체들의 다양한 폼팩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완성차 회사 입장에서는 같은 각형 배터리라도 배터리 길이, 높이, 출력 등을 차량에 맞게 최적화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톱터미널 배터리는 내부에 불용 공간이 많은데 사이드터미널 구조로 가면 내부를 효율적으로 채워서 쓸 수 있기 때문에 에너지 밀도 측면에서 장점이 크다”면서 “신규 생산 제품으로 기존 대비 생산 공정과 부품이 달라지는 만큼 생산 단가를 빠르게 낮추는 것이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