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퓨처엠(003670)의 캐나다 양극재 생산 거점 얼티엄캠이 내년 10월부터 가동하기로 결정했다. 2차전지에 대한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막바지라는 시그널이 포착되면서 가동 시점을 확정하게 됐다. 최근 해외 완성차 업체와 최대 규모의 음극재 공급계약을 따내는 등 포스코퓨처엠이 2차전지 시장의 침체기를 극복해나갈 수단을 마련하면서 본격적인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은 캐나다 얼티엄캠의 1차 가동 시점을 내년 10월 말로 최근 확정했다. 얼티엄캠은 포스코퓨처엠과 제너럴모터스(GM)가 85대15 지분으로 총 1조 4000억 원을 투자해 캐나다 퀘벡주에 설립하는 합작사다. 전기차 50만 대에 공급할 수 있는, 연간 3만 톤의 하이니켈 양극재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으며 여기서 생산되는 양극재는 모두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미국 내 셀 합작사인 얼티엄셀즈에 공급된다. 포스코퓨처엠과 GM은 1차 가동을 거쳐 양극재 3만 3000톤과 전구체 4만 5000톤을 생산하는 2단계 증설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2단계 계획은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

당초 얼티엄캠은 지난해 9월 완공을 목표로 한 시설로 얼티엄셀즈와 13조 2000억 원 규모의 양극재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하지만 글로벌 수요 둔화와 전기차 시장 침체로 양극재 공장 가동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포스코퓨처엠이 양극재 공장 가동이라는 결단을 내린 것은 캐즘이 끝나고 있다는 시그널이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7.7%나 증가했다. 배터리 사용량 역시 같은 기간 34.9%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재고 조정 국면을 마무리한 뒤 신규 생산을 재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런 흐름에 맞춰 북미 내 고객사 대응 체계를 본격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최근에는 캐나다 얼티엄캠에서 근무할 생산·정비·품질 담당자 23명이 한국을 찾아 국내 양극재 공장을 탐방하고 장비 운용과 품질 관리 교육을 진행했다. 7월에는 공장 내 3개 생산 라인 중 첫 번째 라인의 테스트를 진행해 장비의 정상 작동 여부와 설치 상태 등을 점검하기도 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양극재뿐 아니라 음극재 부문에서도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회사는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6700억 원에 이르는 전기차 배터리용 천연 흑연 음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2011년 음극재 사업 진출 이후 최대 규모다. 고객사와 협의 후 계약 기간은 10년까지 늘릴 수 있는데 이 경우 계약 규모는 1조 5000억 원까지 커진다.
포스코퓨처엠은 미중 무역 분쟁이 격화하면서 천연 흑연 음극재 조달 공급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새로운 기회를 맞이했다. 중국은 음극재와 음극재 생산 장비 등을 수출 허가 대상으로 올렸는데 지난해 글로벌 음극재 출하량 1~10위 업체가 모두 중국 기업이라 공급망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비중국 기업 중에서는 포스코퓨처엠이 유일하게 천연 흑연 음극재를 제작할 수 있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의 계약을 다수 따낼 여건을 마련한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사실상 대안이 포스코퓨처엠밖에 없어 이미 거의 모든 업체들은 포스코퓨처엠과 음극재 계약을 논의하고 있는 걸로 안다”며 “일부 업체들은 글로벌 정세의 흐름을 지켜보기 위해 단기 스폿 형태로 물량을 받아가는 식으로 계약을 진행했는데 앞으로는 중장기 계약을 맺는 업체들이 계속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퓨처엠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매출 3조 6999억 원과 매출 7억 원을 기록하며 부침을 겪었다. 하지만 올해 매출은 3조 3970억 원, 내년 4조 7750억 원, 2027년 6조 2800억 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영업이익 역시 올해 730억 원을 거쳐 내년 1930억 원, 내후년 2260억 원으로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