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행사를 마친 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며 내부 결속 다지기에 나섰다.
조선중앙통신은 13일 “김정은 동지께서 노동당 창건 80돌(주년)을 성대히 경축한 영광을 위대한 수령님과 장군님께 드리기 위해 12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으셨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 우리 공화국이 지닌 높은 권위와 불패의 위력은 위대한 수령님과 장군님의 거룩한 존함과 떼놓고 생각할 수 없다”며 “혁명업적은 사회주의 조선의 강성과 더불어 영원불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참배는 당 창건 80주년 경축행사를 마무리한 직후 이뤄진 것으로, 내년 초로 예상되는 당 9차 대회를 앞두고 내부의 충성심을 다지는 행보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인민복 대신 가죽점퍼 차림으로 나타나 ‘현장형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열병식과 대집단체조(매스게임) ‘조선노동당 만세’ 관람 자리에서 “우리 국가의 응력과 저력, 위력이 아쉬운 점 없이 훌륭히 과시됐다”며 “불리한 날씨에도 모두가 완벽히 자기 몫을 다했다”고 참가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당 창건 기념식은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평양에서 비가 내리는 가운데 진행됐다.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영상에는 주민들이 차가운 비를 맞으며 자정을 넘겨 인공기를 흔드는 장면이 담겼다. 서방 세계에서는 인권 침해적 ‘집단학대’로 비판하지만, 김 위원장은 이를 “우리 국가의 문명성과 강대성을 보여주는 증거”로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앞서 2015년과 2020년 당 창건 70·75주년, 올해 8월 광복 80주년에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바 있다. 이번 참배는 외교 일정을 마친 뒤 ‘내부 결속’과 ‘체제 자신감’을 동시에 과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