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훼장식의 본질과 치유농업에서 의미

2025-06-19

[전남인터넷신문]우리가 꽃을 바라볼 때 느끼는 고요한 기쁨은 단순한 시각적 만족을 넘어서, 인간의 내면 깊숙한 곳을 어루만지는 정서적 울림을 지닌다. 고대부터 꽃은 감정을 전달하고, 슬픔과 위로, 사랑과 축복을 표현하는 매개체로 기능해왔다. 이러한 꽃의 아름다움을 구조화된 형태로 표현하는 예술이 바로 화훼장식이다.

그러나 화훼장식은 단순히 꽃을 보기 좋게 꽂는 기술에 그치지 않는다. 색감, 향기, 질감, 형태를 통해 인간의 감정을 자연의 언어로 섬세하게 표현하는 예술이며,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을 전달하는 치유의 도구이기도 하다.

화훼장식은 감정의 상징성을 담아내는 창조적 행위다. 한 송이 꽃에 담긴 사랑과 존경, 조용한 위로의 정서는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 사이를 연결하는 다리가 된다. 특히 심리적 안정과 정서 표현이 중요한 치유농업의 맥락에서 화훼장식의 효과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꽃을 손으로 만지고 배열하는 과정은 몰입을 유도하며, 일상의 걱정에서 벗어나 마음을 정화시키는 경험을 제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훼장식은 치유농업의 다양한 현장에서 다소 거리감 있게 인식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예술'이라는 개념에 대한 선입견이다. 화훼장식은 구조화된 형태를 지향하는 예술이기에, 일부는 이를 전문적인 기술로 인식하고 일반인의 접근이 어렵다고 느낀다.

둘째, 고령 세대에게 꽃은 생필품이 아닌 사치재로 인식되는 문화적 배경이 있다. 결핍의 시기를 살아온 이들에게 꽃은 일상보다는 특별한 날에만 허락된 대상이었다. 셋째, 재료 확보의 어려움도 있다. 다른 치유 자원과 달리 화훼장식에 필요한 소재는 계절적 제약을 받으며, 유통 경로가 제한적이고 가격 또한 부담이 된다. 넷째, 화훼장식에는 기본적인 원리와 양식에 대한 이해가 요구된다. 이로 인해 초보자들은 진입장벽을 느끼고,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로 자존감이 위축될 수 있다.

이러한 제약에도 불구하고 화훼장식은 치유농업의 핵심 활동으로 점점 더 주목받고 있다. 꽃을 다듬고 배열하는 과정은 참여자가 자신을 표현하고 내면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정신적 어려움이나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이들에게는 자신의 감성과 미감을 담아낸 작품 하나가 큰 성취감을 준다. 완성된 꽃꽂이를 바라보며 느끼는 "내가 무언가를 창조해냈다"는 감정은 자존감을 회복시키고, 자신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사회적 통합의 측면에서도 화훼장식은 유의미한 역할을 한다. 함께 꽃을 다루며 대화를 나누고, 서로의 작품을 감상하며 공감하는 과정은 공동체적 유대감을 형성한다. 이는 특히 고령자, 장애인, 정신건강 회복 중인 이들에게 사회적 소속감을 회복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더 나아가 화훼장식은 인간과 자연을 다시 연결하는 매개가 된다. 꽃이 피고 지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계절의 흐름, 생명의 유한함, 그리고 삶의 소중함을 체감한다. 이는 트라우마 회복이나 우울감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꽃 한 송이의 생명력 속에서 우리는 상실과 아픔 속에서도 다시 피어나는 희망의 메시지를 발견하게 된다.

결국 화훼장식은 단순한 '예쁜 장식'이 아니라, 인간 정서를 표현하는 예술이자, 마음을 어루만지는 치유의 언어다. 치유농업이 지향하는 심리적 회복과 사회적 통합의 목표 속에서 화훼장식은 가장 부드럽고 아름다운 출발점이 된다. 우리는 꽃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자연과 다시 연결되며, 삶의 본질에 다가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앞으로는 화훼장식은 예술성이나 공간 장식 효과에만 머무르지 않고, 대상자의 정서 회복과 내면 치유를 우선으로 고려한 전문적 치유용 화훼장식으로의 발전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이제는 그 가치를 더 많은 이들이 일상 속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지제는 접근성을 넓히고 인식을 변화시킬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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