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 현대카드 동맹 재검토…흔들리는 정태영의 ‘제휴전략’

2025-04-07

스타벅스가 6년간 이어져왔던 현대카드와 단독 카드 제휴를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배타적인 상업자표시전용카드(PLCC)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스타벅스와 현대카드의 동맹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면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파트너십 전략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유통 업계와 카드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코리아는 최근 삼성카드를 포함해 복수의 카드사로부터 제안서를 받고 PLCC 제휴사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스타벅스는 2020년 현대카드와 첫 PLCC 계약을 맺으며 6년간 돈독한 제휴 관계를 이어왔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현대카드와 계약 기간 종료를 앞두고 제휴사 변경을 검토하고 나선 것이다.

1999년 한국에 진출한 스타벅스가 특정 카드사와 PLCC 계약을 맺은 것은 현대카드가 처음이다. 당시 PLCC 마케팅을 전면에 내건 정 부회장이 적극적으로 제휴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카드 출시 당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스타벅스의 79개 진출국 중 미국 외에는 유일하게 한국에서 스벅카드 출시”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현재 현대카드는 ‘스타벅스 현대카드’를 통해 누적 이용 금액 3만 원당 1개의 스타벅스 별을 적립하는 전용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다양한 카드 디자인을 적용해 젊은 여성 고객을 중심으로 이미지를 개선해왔다.

다만 스타벅스 입장에서는 현대카드와 단독 제휴를 지속할 유인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흘러나온다. 이 사안에 정통한 금융권의 관계자는 “현대카드는 스타벅스와 제휴를 기점으로 PLCC 선구자라는 별명을 얻으며 브랜드 이미지를 쌓아왔지만 막상 스타벅스가 현대카드의 브랜드 파워로 얻어간 것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경쟁 카드사들이 더 높은 마케팅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나선 상황에서 기존 현대카드와 관계를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적어 대안 찾기에 나섰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제안서를 제출한 카드사들은 현대카드가 제공하고 있는 마케팅 혜택 이외에 공격적인 조건들을 내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벅스가 다른 카드사와 접촉에 나섰다는 걸 뒤늦게 파악한 현대카드도 스타벅스와 제휴를 연장하기 위해 협상에 나섰다. 이번에도 정 부회장이 직접 해당 사안을 챙기며 스타벅스를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새 제휴사로 KB국민카드가 급부상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KB국민은행은 이달 스타벅스와 연계한 ‘KB별별통장’을 선보였고 하반기부터는 은행의 남는 지점에 스타벅스를 입점시키기로 했다. KB금융과 관계가 돈독해지고 있는 만큼 카드에서도 협력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스타벅스는 이르면 이달 내로 각 카드사에 제휴사 검토 결과를 전달할 예정이다. 제휴 카드사 변경 외에 현대카드와 관계 유지, 복수의 제휴 카드사 선정 등 다른 선택지를 꺼내 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카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출혈경쟁도 감수하는 현대카드의 마케팅 전략에 맞서 잠재 후보군들이 얼마나 경쟁력 있는 제휴 조건을 내걸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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