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혼돈에도 넘어지지 않고 중심 잡는 법

2025-03-30

4월 2일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를 앞두고 시장은 혼돈에 빠졌다. 상호관세란, 트럼프가 ‘비상호주의적’ 무역 관계로 미국을 ‘착취’하는 나라들에 부과하겠다는 관세다.

종잡기 힘들 정도로 왔다 갔다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혼란을 키운다. 트럼프가 얼마 전 “많은 국가에 관세 면제를 줄 수 있고 관대한 태도를 취할 것이다”라고 한 것도 잠시. “나는 너무 많은 예외를 원치 않는다”며 입장을 바꿨고, 이어 “모든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계획을 깜짝 발표했다.

투자자가 일희일비하지 않고 중심을 잡으려면 무엇보다 트럼프의 머릿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즉 이번 관세전쟁의 전체 기본 틀에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핵심 포인트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첫째로 미국은 지금 교역국과 협상을 매우 적극적으로 반긴다. 트럼프가 우리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현지투자를 환영하고 최근 캐나다와 멕시코를 치켜세웠지만, 유럽연합(EU)을 맹폭하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여러 협상 메뉴 중에서도 으뜸은 미국 땅에 공장을 짓겠다는 확약서일 것이다. 이는 앞으로 미국 내 설비투자와 일자리 유출이라는 막대한 비용을 우리가 어떻게 지혜롭게 감당할 것인가에 관한 국가적 솔루션을 요구한다.

둘째로 트럼프 행정부는 ‘최적 관세’와 ‘전술 관세’라는 투 트랙의 관세 복안을 지닌 듯하다. 최적 관세율은 미국의 국부를 극대화하는 최종 관세율이고, 전술 관세율은 가장 효과적으로 협상을 끌어내려는 일종의 ‘허세 관세율’이다. 즉 미 정부는 집권 초기에 최적 관세율보다 훨씬 높은 관세율을 때리고 유리한 협상 지위를 차지하려 할 것이다. 따라서 관세의 불확실성은 바로 지금이 가장 극심하고 시장은 관세 부과 초기에 더 얼어붙을 수밖에 없다. 또한 미국 경제조차도 올해는 일정 수준의 비용을 피하기 어려운 만큼, 경기침체 공포가 가세할 것이다. 이점이 올해 세계 경제와 증시가 풀어야 할 최대 난제다. 이는 동시에 지금의 부담 너머에는 ‘줄 협상’의 여러 호재가 숨어 있음을 뜻한다.

셋째로 트럼프 정부는 틈만 나면 크고 작은 정치적인 목적에 관세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다. 즉 무역과 직접 관련이 없는 문제나 지정학적 이슈를 해결하는 데 관세를 종종 사용할 것이다. 안보 지형을 바꾸거나 상대국에 군사비 지출을 압박하거나 심지어는 미국 국가부채 조정과 같은 기발하고 까다로운 목적에 느닷없이 관세가 동원될 수 있다.

어쩌면 내년쯤 관세전쟁 2라운드에서는 국채금리를 낮추거나 달러 약세를 유도하는 게 관세 카드의 주된 목적이 될 수도 있다.

김한진 삼프로TV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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