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국 이상 외국인과 대화도 OK…'AI 에이전트' 나도 써볼까

2025-01-26

중국어나 베트남어를 못해도 현지인 협력 업체 담당자와 실시간으로 화상회의를 할 수 있다면? 여러 일정을 감안해 회의 시간을 알아서 조정해주고, 알아서 회의록을 정리하고 필요한 법령·판례도 뚝딱 찾아놓는 직원이 있다면?

똑똑하고 꼼꼼한 데다 알아서 필요한 일을 찾아서 하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agent·대리인)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웬만한 직원 1인분 몫을 하는 AI 에이전트가 대중화되면 일하는 방식이 더 빠르게 바뀔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챗GPT 등장 이후 생성 AI를 활용한 ‘AI 비서(assistant)’ 서비스가 크게 늘었지만, 대부분 번역이나 요약 등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최근 쏟아져 나오는 AI 에이전트는 보다 능동적으로 전략을 구상하고, 자율적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역할로 진화했다.

보고서 작성 5분만…회의에선 언어 장벽 사라져

예컨대 삼성SDS에서 개발한 기업용 생성 AI 서비스 플랫폼 ‘패브릭스’를 활용하면 해외 신제품 출시를 위한 보고서 초안을 5분 안에 작성할 수 있다. 또 오는 3월엔 업무 자동화 솔루션 ‘브리티 코파일럿’에 세계 최초로 3개 이상의 언어를 동시에 인식해 통·번역을 지원하는 기능이 추가된다. 한국어로 말하더라도 중국에 있는 직원은 중국어로, 독일에 있는 직원은 독일어로 번역된 자막이나 음성을 들을 수 있어 해외 곳곳에 있는 외국인 직원들과 언어 장벽 없는 실시간 화상회의를 할 수 있다. 한국어·영어·중국어·독일어·프랑스어·스페인어 등 10개 언어 음성을 인식해 실시간 통역을 제공하고, 러시아어·헝가리어·아랍어 등 15개 언어에 대해선 번역 서비스를 지원한다.

SK텔레콤과 SK C&C는 지난해 말 사내에 ‘에이닷 비즈(A.Biz)’ 베타 서비스를 개시했다. 에이닷 비즈는 기업의 업무를 지원하는 AI 에이전트다. 회의 일정 관리, 회의록 및 보고서 작성, 시장 동향 요약, 지식 검색 등의 기능을 탑재했다.

오픈AI '오퍼레이터', 숙박·레스토랑 예약 척척

글로벌 빅테크도 AI 에이전트를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건 챗GPT를 서비스하는 오픈AI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오픈AI는 사람을 대신해 웹 브라우저에서 다양한 업무를 해주는 AI 에이전트 '오퍼레이터'(Operator)를 공개했다.

오퍼레이터는 휴가 계획이나 여행 숙박 및 레스토랑 예약, 음식 배달, 온라인 쇼핑과 같은 작업을 자동으로 실행할 수 있다. 맛집을 검색하고 추천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예약까지 해준다. 지난해 10월 ‘컴퓨터 유즈(Computer Use)’라는 AI 에이전트를 먼저 공개한 앤스로픽과 대결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컴퓨터 유즈는 AI가 키보드 입력부터 버튼 클릭, 마우스 커서 이동 등 컴퓨터 조작에 필요한 각종 작업을 스스로 수행한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도 AI 에이전트 개발을 진행 중이다.

그렇다면 실제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까.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직장에서의 AI 사용(Using AI in the Workplace)’ 보고서에 따르면 근로자 5334명 중 80%는 AI가 업무 성과를 높였다고 답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첫 AI 에이전트가 노동 인력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은 지난해 51억 달러(약 6조7000억원) 수준이었던 세계 AI 에이전트 시장 규모가 연평균 47.3% 성장해 2030년엔 618억 달러(약 83조4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남은 과제도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AI 에이전트 사용 시 데이터 보안 문제나 불공정·부정확한 결과에 따른 윤리적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는 정보 보안책을 강화하고, 사람의 검토 과정을 거치면 보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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