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해·자살 시도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 10명 중 4명이 10~20대 청소년·청년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환자 수도 10년 새 3.6배 늘어나면서 정신건강 관리와 사회적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관리청이 28일 발표한 ‘2024 손상유형 및 원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응급실을 찾은 전체 손상환자 중 자해·자살 환자 비율은 8.0%로 집계됐다. 2014년 2.2%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3.6배로 늘어난 수준이다. 전체 손상 가운데 자해·자살과 폭력·타살 등 의도적 손상 비율은 11.1%로 조사 이래 가장 높았다.
이번 통계는 손상 예방 정책 수립을 위해 2006년부터 매년 실시해 온 ‘응급실손상환자심층조사’ 결과에 기반한 것으로 손상 발생 원인과 위험 요인을 분석했다.
연령대별로는 10~20대에서 자해·자살 시도 비율이 급등했다. 2014년 26.7%였던 비중은 지난해 39.4%로 12.7%포인트 뛰었다. 자해·자살 시도의 배경으로는 우울증 등 정신건강 문제가 45.6%로 가장 많았고 시도 장소는 주로 집(84.1%)인 것으로 집계됐다. 방법으로는 중독이 67.4%로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청소년과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정신건강 악화가 사회적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고 경고한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청소년기 자해·자살 증가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직면한 심각한 과제”라며 “자살예방 정책 강화와 가정 내 약물 안전관리 등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