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해·자살 환자 비율 10년 새 3.6배 증가···10~20대에서 급증

2025-08-28

응급실을 찾은 손상환자 중 자해·자살 환자의 비중이 10년 새 3.6배 증가했다. 쟈해·자살 시도 환자 중에서도 10~20대 환자가 급증한 것으로 조사돼,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정신건강 관리가 시급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질병관리청이 28일 발표한 ‘2024 손상유형 및 원인 통계’를 보면, 지난해 전국 23개 참여병원의 응급실에 내원한 손상환자는 모두 8만6633명으로 전년 대비 57.4% 급감했다. 지난해 2월부터 의·정갈등으로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 병원 운영이 차질을 빚으면서 응급실을 찾는 환자도 크게 줄었다.

경증환자보다는 중증환자 위주로 응급실을 찾으면서 손상환자 중 입원 비율(23.7%)과 사망 비율(2.6%)은 전년보다 각각 7.6%포인트, 1.4%포인트 상승했다. 손상 환자는 질병을 제외한 각종 사고, 재해 또는 중독 등 외부적 요인으로 인한 경우를 포괄한다.

자해·자살 시도 건수는 6899건으로 손상환자 중 8.0%를 차지했다. 2023년(4.9%)보다는 1.6배, 10년 전인 2014년(2.2%)보다는 3.6배 오른 수치다. 특히 10~20대의 비율은 39.4%에 달해 2014년보다 12.7%포인트 상승했다. 이번 조사부터 확대된 소아·청소년 손상 분석결과에서도 중독 손상으로 내원한 13~18세 환자 중 자살 시도가 원인인 비율은 85.8%에 달해 청소년 자살 위험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해·자살 시도 이유로는 우울증과 같은 정신과적 문제(45.6%)가 가장 많았다. 질병청은 “청장년층에서 정신건강 문제가 심각한 수준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개인의 영역을 넘어서 사회적 차원의 자살예방 정책이 시급함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손상환자들이 가장 많이 발생한 사고 유형은 추락·낙상(40.0%)에 이어 둔상(15.2%), 운수사고(15.1%) 순이었다. 특히 음주 상태가 손상 발생에 두드러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음주 상태에선 추락·낙상(42.7%), 중독(19.8%), 둔상(16.4%), 질식(0.9%) 등의 손상이 비음주 상태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이 발생했다. 자해·자살과 폭력·타살을 포함한 의도적 손상이 음주 상태에서 발생한 비율도 38.6%에 달해 비음주 상태(7.9%)보다 약 5배 높았다.

사회 변화에 따라 손상 양상이 바뀌는 모습도 드러났다. 전동 킥보드 같은 개인형 이동장치를 포함한 기타 운송수단을 이용하다 운수사고가 발생한 비율은 10년 전보다 12.5배 급증했다. 환자 연령별로는 70세 이상의 비율이 19.3%를 기록하며 2006년 첫 조사 이래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2014년 대비 낙상과 운수사고를 당한 70세 이상 환자 비율이 모두 2.1배씩 증가했는데,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2024년 응급실 손상 통계는 인구구조 변화와 의료 환경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특히 13~18세에서 나타난 자살 목적의 중독 손상은 청소년에 대한 정신건강 지원과 가정 내 약물 안전관리의 시급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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