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 철원 고석정 꽃밭, 가을 속으로 떠나는 꽃길 여행

2024-10-02

깊어가는 가을날 10월1일, 나는 청평역에서 자라섬 꽃페스타를 주제로 이야기 하다 택시기사의 추천으로 철원 고석정 꽃밭을 찾았다. 이곳은 압도적인 규모와 자연의 장관을 선사하며, 마치 다른 세상에 온 듯한 느낌을 주었다.

24㏊에 달하는 광활한 대지 중 15㏊가 꽃밭으로 조성된 이곳에서는 여우꼬리 맨드라미, 새깃유홍초 같은 이색적인 외래종 꽃들과 황화 코스모스, 해바라기, 천일홍, 가우라, 핑크뮬리 등 총 24종의 다양한 가을 꽃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고석정 꽃밭에서는 토종 꽃들보다 외래종 꽃들이 많아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졌고, 사진을 찍는 내내 그 장면들은 마치 다른 나라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입구를 지나자마자 눈에 들어온 것은 한가득 피어난 코키아의 모습이었다. 그들은 마치 작은 풍선처럼 둥글게 뭉쳐 있어 바람에 살랑거리는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코키아의 붉은색과 초록색이 조화를 이루며 가을의 감성을 한껏 북돋우고 있었다.

발걸음을 옮기며 그들 사이로 들어가 보니, 이 작은 꽃들이 모여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듯했다.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가을의 소중한 순간들을 공유하고 있었고, 나는 그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되었다.

이어서 만난 여우꼬리 맨드라미는 그 이름 그대로, 마치 여우의 꼬리처럼 길고 아름다운 꽃대가 하늘로 쭉 뻗어 있었다. 저 멀리서 그들의 군무를 바라보니, 가을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여우꼬리 맨드라미는 그 화려한 색감으로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그들의 흔들림은 마치 가을의 리듬을 표현하는 듯했다.

나는 이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그들의 고혹적인 모습은 단순한 꽃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바베나가 가득한 구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바베나는 그 자체로도 매력적이지만, 다른 꽃들과 어우러져 더욱 빛을 발했다. 마치 다채로운 천의 조각들이 엮여 있는 듯한 모습은 철원 고석정 꽃밭의 풍경에 신비로움을 더했다. 바베나의 작은 꽃들은 각기 다른 색깔을 지니고 있었고, 이들이 서로 어우러져 펼치는 풍경은 마치 한 편의 시를 읽는 듯한 기분이 들게 했다.

고석정 꽃밭은 원래 군부대 포사격 훈련장으로 사용되던 곳이었다. 2015년까지 군부대가 주둔했던 이곳이 철원군에 양여되면서 꽃밭으로 변신한 것이다.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이라는 특성상 개발이 어려웠던 이곳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존하며, 그와 동시에 철원의 새로운 관광 명소로 자리잡았다.

과거 군부대의 흔적은 이제 꽃들과 함께하는 평화로운 공간으로 바뀌어, 지난해 방문객 70만명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였다.

철원 고석정 꽃밭에서의 하루는 그 어떤 순간보다도 풍성한 감동으로 가득 차 있었다. 코키아, 여우꼬리 맨드라미, 바베나가 만들어낸 그 가을의 색깔들은 내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아, 매년 이 시기에 다시 찾고 싶은 그리움을 안겨주었다.

이곳에서의 추억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가을의 정수를 담은 특별한 여정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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