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기의 문화기행] 시안 회족거리(回民街) 회민지에를 가다

2024-10-03

가(街)와 로(路)와 차이는 무엇일까? ‘대로(大路)’는 왕복 8차로(도로의 폭은 40m) 이상인 도로, ‘로(路)’는 왕복 2차로(도로 폭 12m) 이상 8차로 미만 도로이며 ‘가(街)’는 ‘로’보다 좁은 도로를 뜻한다. 중국도 비슷하다. 좁은 도로는 가(街지에)라고 하고 보다 넓은 도로는 로(路루)라고 한다. 그러나 이런 원칙이 있지만 구별을 잘 안 한다.

시안엔 회족(回族)거리 회민가(回民街회민지에)가 있다. 가장 중국적이면서 가장 이국적인 곳이다. 시안에서 제일 핫하고 볼거리도 많고 먹거리도 많은 곳이다. 병마용갱이나 진시황릉도 거대하고 입이 딱 벌어지지만 5~10분 보고 나면 그게 그거고 아! 아! 아! 놀람은 있지만 감흥은 그다지 없다. 그러나 회민가는 감흥도 최고, 볼거리, 먹거리 끝이 없다.

지난달 여름휴가 때 갔던 충칭의 먹자골목이나 홍야동(洪压洞), 자기구(磁器口쓰치코우)하곤 다른 이국적이면서 중국적인 묘한 곳이다. 음식도 여느 중국 다른 지역하곤 다른 중국스러우면서 이국적이다. 예로부터 구경은 물 구경, 불 구경, 사람 구경이 최고다. 그중에서도 사람 구경이 최고다. 그 사람 구경을 하려면 시장이 최고! 이런 완벽한 조건을 갖춘 곳이 회민가 회족거리다.

각종 먹거리를 맛보고 그 맛을 알아보려면 일주일은 더 있어 봐야 할 듯하다. 구경하다가 맛나게 생긴 중국식 김밥(?) 얇은 전병(煎饼)피에 감자볶음을 넣어서 김밥을 만든 지엔빙췬(煎饼卷)을 먹었는데 별맛은 없다. 그냥 감자볶음이다.

시안에 대표적인 음식은 곱게 간 밀가루와 다진 양고기를 중국식 프라이팬에 함께 볶은 ‘펀러우’(粉肉), 납작한 빵 안에 볶은 양고기나 쇠고기를 넣어 먹는 ‘로우지아모’(肉夹馍)다. 로우지아모의 로(肉)는 고기, 지아(夹)는 끼다, 끼이다 사이에 두다, 모(馍)는 빵을 뜻한다. 기원전 진나라 때부터 먹기 시작했다는 세계 최초의 햄버거(肉夹馍)다.

그리고 잘게 자른(간) 빵에 양고기로 우려낸 육수를 부어 먹는 ‘양로우파오모(羊肉泡馍)’가 있다. 양로우파오모를 전문적으로 파는 음식점이 곳곳에 있다. 커다란 잘게 자른 빵조각이 반쯤 담겨 있는 사기그릇에 우리나라 설렁탕 같은 양고기 육수를 부어 초절임한 마늘과 함께 내놓는다. 설렁탕과 함께 국수도 약간 들어간다. 여기에 고추기름으로 적신 고춧가루를 듬뿍 넣어 먹으니 국물 맛이 끝내준다. 한 그릇에 10~12元(2000원). 이 음식은 유목민인 중앙아시아 쪽 위구르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이동을 자주 하는 유목민이 간단히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마른 빵조각에 양고기 육수를 부어 먹는 것인데 우리 입맛에 잘 맞는다. 시안에 가면 꼭 먹어 보시길!

시안에는 석류, 호두가 유명하다. 어디를 가도 곳곳에 석류나무가 즐비하고 즉석에서 석류 주스를 만들어주는데 맛나다. 신장에도 호두가 유명하지만 시안도 신장 못지않게 호두가 많이 난다. 껍질도 얇고 구운 호두는 너무 고소하다.

고루 뒤쪽으로부터 회민가(回民街), 서양시(西羊市), 북원문(北院门), 화각항(化觉巷), 사회로(社会路) 간판을 따라 골목골목 먹거리 식당들, 간단한 먹거리(小吃), 커다란 낭(유목민들의 커다란 빵), 이국적인 향신료… 완전 내 스타일이다. 양꼬치는 먹어도 먹어도 맛나다. 다른 곳 가지 말고 여기서 며칠 동안 맛 기행 할까? I love to 시안회민다(西安回民街)!

권오기 여행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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