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박스오피스에 이변이 일어났다. 주연 곽도원의 음주운전 혐의와 팬데믹으로 개봉이 연기돼 4년 만에 세상 밖으로 나온 '소방관'이 150만 관객을 돌파했다.
15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4일 '소방관'은 25만 9968명의 관객을 모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누적 관객수는 150만 6571명이다.
2위 '모아나2'와 16만 7892명, 3위 '위키드' 5만 1537명 4위 '대가족' 3만 8819명, 의 관객 수와 격차를 벌리며 선두를 달리며 관객의 지지를 받고 있다.
'소방관'은 주연 곽도원이 음주운전을 일으킨 후 첫 개봉작이라는 점과 오래 전에 촬영돼 빠르게 변하는 극장 트렌드에 맞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로 기대보다 우려가 컸다. 송강호 주연의 '1승', '모아나2', '위키드 등 쟁쟁한 경쟁작들에 비해 화제성도 크지 않았다.
그러나 '소방관'은 첫날 8만 관객을 모아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했다. 첫 주말 동안 54만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했고 개봉 2주 차에 관객 수가 점차 증가, '모아나2'까지 누르며 박스오피스 정상을 탈환했다.
영화는 역시나 곽도원 리스크와 연출의 올드함이 많은 관객에게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실화 사건을 재조명해 소방관들의 열악한 처우와 희생정신이 강조되면서 관객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소방관'만의 특별한 챌린지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시각이다. '소방관'은 영화가 100만 명 관객이 돌파할 시 1억 1900만 원을, 손익분기점 250만 명 돌파 시 3억 원을 국립소방관병원을 위해 현금 기부하는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영화를 관람하는 것 이상의 사회적 의미를 더하며, 관객들에게 직접적인 참여를 독려하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분위기가 고조된 '소방관'에게 위기도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투표에 불참한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이 곽경택 감독의 동생이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관객 사이에서 불매 움직임이 보였다.
이에 12일 곽경택 감독은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당론에 따라 탄핵 투표에 불참한 것으로 인해 '소방관'까지 비난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며 "저 또한 단체로 투표조차 참여하지 않았던 국회의원들에게 크게 실망하고 분노한 건 마찬가지다. 저는 대한민국에 대혼란을 초래하고 전 세계에 창피를 준 대통령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반드시 탄핵당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 정치적 논란과 거리를 뒀다.
급한 불씨는 꺼진 모양새다. 곽경택 감독의 호소문이 발표된 다음 날부터 현재까지 '소방관'은 박스오피스 1위를 이어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