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밤하늘에 푸른색 소용돌이가 나타났다가 연기처럼 사라졌다.
25일(현지 시각)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전날 밤 영국부터 프랑스, 스웨덴, 폴란드, 헝가리, 크로아티아 등 유럽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마치 소용돌이 같은 빛무리가 관측됐다. 목격자들은 이 현상이 '몇 분간' 이어졌다고 전했다.
영국 기상청(Met Office)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하늘에 소용돌이 같은 빛이 있다는 보고를 많이 받았다”면서 “오늘 아침 일찍 발사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항공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24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에서 NROL-69 미션으로 미국 정부의 기밀 탑재물을 실은 팰컨9 우주선을 발사했다.
이 나선형의 빛은 로켓 상단에서 방출된 얼어붙은 연료가 높은 고도에서 햇빛을 받아 빛나는 모습이다.
지난 2022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스페이스X가 미국 국가정찰국(NRO)의 NROL-85 미션을 위한 해양 정찰위성을 발사하면서 하와이 마우나케아 상공에서 빛의 소용돌이가 목격된 일이다.
팰컨9은 재사용 가능한 로켓이다. 발사 후 1단은 지구로 다시 방향을 돌리고, 2단은 위성 등 탑재물을 목표한 궤도에 올리는 역할을 한다.
1단과 2단이 분리되는 과정에서 1단 부스터는 남아 있는 연료를 모두 밖으로 배출하는데, 연료가 높은 고도의 차가운 온도로 즉시 얼어붙어 빛을 반사하는 얼음 결정이 된다. 로켓의 움직임으로 나선형 패턴을 그린다. 유독 나선형 패턴이 스페이스X 팰컨9과 연관돼 나타나는 이유다.
영국 행성과학자 제임스 오도너휴는 AFP 통신에 “나선형을 만드는 가스의 배출은 위험하지 않다”면서도 “다만 팰컨9의 발사 횟수 자체가 너무 많아서 위험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