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육가공 기업 설립, 3년 전 귀화 이후 우수 졸업기업 선정
중소기업 및 창업 지원 시스템 긍정 평가, 식품 사업에 좋은 재료
창업 당시 외국인 관련 법규 없어 난관, 한국어로 된 서류 등 장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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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중소기업과 창업하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도움을 줍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이렇게 시스템을 만들고 뒷받침해 주는 것은 저에게는 아직도 신기해요."
남원에서 육가공 기업 '서아'를 운영하는 김앤디(38) 대표의 말이다. 초록빛 눈동자가 인상적인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으로, 11일 전북청년창업사관학교 14기 졸업식에서 우수 졸업기업으로 선정돼 전북일보 사장상을 수상했다.
2013년 한국에 온 김 대표는 영어체험센터 교사로 일하다 한국인 아내를 만나 결혼했다. 3년 전 귀화한 그는 '남원 김씨'가 됐다. 그의 창업 이야기는 고향 남아공의 전통 육가공 비법으로 만든 음식을 지인들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시작됐다.
2021년 3월 설립한 '서아'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전통 육가공 방식을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재해석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간 활용도가 낮았던 국내산 지리산 흑돼지 등심을 원료로 육포와 소시지, 햄을 선보이고 있다. 일반 육포와 차별화된 저온건조 공법을 적용해 부드러운 식감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2023년 1억 5400만 원이었던 매출액은 2024년 3억 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김 대표는 전북의 창업 생태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현실적인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전북은 식품 사업을 하기에 좋은 재료가 많고, 서울 등 다른 도시에 비해 임대료와 땅값이 저렴해 진입장벽이 낮다"면서 "청년창업사관학교와 같은 지원 프로그램 덕분에 작은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이런 시스템이 없었다면 창업은 매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창업 당시 외국인 신분이었던 김앤디 대표의 성장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김 대표는 "외국인 창업 관련 법규가 없어서 허가증을 받는 것부터 난관이었다"며 "담당자도 외국인 창업 허가 절차를 잘 몰라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한국어로 된 서류 작성, 사업계획서 작성, 각종 인허가 등 모든 과정이 외국인에게는 큰 장벽"이라고 설명했다.
정보 접근성도 큰 문제였다. 외국인이라는 신분상 예비 창업, 청년 창업 등과 같은 개념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취약한 정보력 속에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의 여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지역 기업으로서 김 대표의 고민도 엿보였다. 그는 "전문 인력을 구하기가 정말 어렵다"면서 "특히 마케팅이나 경영 관리, 식품 위생 관련 전문가를 찾기가 힘들다. 남원과 같이 청년들이 없는 지역에서는 인재 확보가 큰 숙제"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외국인 예비 창업자를 위한 프로그램도 생겼지만, 정보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아 많은 외국인들이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영어, 중국어 등 다국어 서비스는 물론, 외국인을 위한 원스톱 창업 지원 센터 같은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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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찬 sunchankim9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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