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아의 유럽이야기] 돈 주면 일회용 컵 재활용하시겠어요?

2025-01-15

- 유럽 도시 곳곳에 컵 재활용 수거기 속속 등장

- 일회용 커피컵 재활용 빈도 높이는데 기여

[녹색경제신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북 유럽 대도시 곳곳에 일회용 컵 회수 기계가 속속 눈에 띄기 시작했다.

현대인들이 일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버리는 일회용 커피컵 회수용 자동 수거기가 바로 그것.

덴마크의 제2도시 오르후스 도심 한복판. 이용자가 자동 수거기계의 반환구에 쓰고 난 빈 커피컵을 넣은 후 단말기에 신용카드 또는 현금카드 대자 약 1~2초 후에 반환 확인 안내 음성이 나온다. ‚감사합니다. 회수금이 당신의 은행 계좌로 입금되었습니다.‘

이렇게 다 쓴 폐 음료수 잔을 수거 기계에 반환하는 것으로 이용자는 컵 개당 덴마크화 5 크로네, 우리 돈으로 하면 약 1천 원을 은행 계좌로 즉시 환불 받는다.

덴마크 오르후스 시는 지금부터 꼭 1년 전인 2024년 1월, ‚리유저블(Reusable)‘이라는 일회용 커피컵 회수 3년 계획 시험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현대인들의 커피 소비량의 증가와 더불어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일회용 컵에 포장해 매장에서 가지고 나가는 ‚커피투고(coffee-to-go) 문화가 확산되면서 1회용 용기 사용과 일회용 커피컵 쓰레기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오르후스 시 정부는 이 도시에서 배출되는 총 쓰레기 가운데 절반가량이 일회용 포장 용기 폐기물이 차지할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버려지는 일회용 플라스틱 커피컵의 재활용률은 2%도 안된다는 사실에 착안해 시민들의 사용하는 일회용 용기를 수거해 재활용하는 방안을 고심한 결과 우선 일회용 커피컵 수거 기계를 운영하게 됐다고 한다.

커피컵을 포함해서 맥주나 청량음료를 담아 마실 수 있는 합성수지 소재의 재활용 가능한 음료수 컵을 생산, 수거, 재활용 가공하는 공정은 노르웨이의 자원 재활용 전문 테크 기업인 톰라(Tomra) 사가 담당했다.

톰라(주식시장 티커 심벌: TMRAY)는 현재 유럽 여러 슈퍼마켓 지점 내 설치된 빈 유리 용기, 알루미늄 캔 용기 등을 수거・재활용 자동화 기계를 제공하는 폐기물 분류 및 재활용 관리 업계의 우수 ESG 친화 기업이다.

실제로 이미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는 슈퍼마켓에 소비자들이 재활용 지정 표기된 다 쓰고 빈 유리재 용기, PET 용기, 알루미늄 소재 맥주 캔을 투입하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발행하는 자동 재활용 용기 수거기가 설비돼 사용되고 있다. 가령, 유리 용기를 반환할 경우, 개당 우리 돈으로 약 100~300원 가량을 환불 받는 제도다.

오르후스 시 정부가 운영하는 리유저블 일회용 커피컵 수거 운동이 기존 슈퍼마켓 빈 용기 반환 시스템과 다소 다른 점은 두 가지다. 첫째, 슈퍼마켓 같은 실내 매장이 아닌 소비 번화가의 야외 거리에 반환 기계를 설치하고, 둘째, 카페나 식당 등 요식업체들이 리유저블 운동에 참여해 톰라 사가 자체 생산한 재활용가능한 리유저블 용기를 사용하도록 독려한다는 점이다.

이 운동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1) 소비자들이 시각적으로 포용할 수 있도록 보기 좋고 사용이 편리한 일회용 컵 회수 기계 디자인, 2) 회수율 극대화를 위한 회수 기계 적재적소 배치, 3) 소비자들이 일회용 대신 재활용 가능한 용기를 선택하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전략이 절실하다.

오르후스 시 정부는 2024년 1월부터 이 도시에서 영업하는 카페 53곳을 리유저블 협력 동반자로 가입시키고 재활용 가능 컵 사용을 독려한 결과, 2025년 1월 현재 용기 회수율 87%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년 사이 총 회수된 재활용 컵 수는 75만 여개로, 이는 이산화탄소 배출 1만 4,000kg 감축 효과를 낸 것과 같은 수치(오르후스 시 정부 자체 집계)인데 첫 한 해 동안 컵 50만 개 회수를 겨냥했던 원래 목표를 훨씬 능가한 성과다.

이 같은 고무적 성과를 기반으로 오르후스 시 정부는 2025년 한 해 리유저블 재활용 컵 회수량 목표치를 첫해의 3배인 150만개로 높여 설정하고 그동안 오르후스 시내에 집중 배치해 온 자동 회수 기계를 인근 소도시로 확대 설치하고 커피 컵과 음료수 컵 외에 일반 음식 포장 용기 환수도 가능하게 할 방침이라고 한다.

일회용 포장 쓰레기 증가와 그에 따른 환경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높지만 전 세계적 소비자들의 편의 위주 테이크어웨이 방식 음식 소비, 퀵 서비스 요식업 트렌드, 우편 및 배송용 포장 쓰레기 배출 등으로 인해서 오는 2026년까지 플라스틱 패키징 생산량은 지금 보다 3배로 증가할 것이고 추정되고 있다(자료: 톰라).

어차피 앞으로도 계속 인류가 소비경제를 위해 일회용 포장 및 용기와 함께 해야 한다면 순환 경제 원리에 입각한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일회용 플라스틱 재활용 정책, 기술 응용, 소비자 행동 유도 전략이 뒤따라할 때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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