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은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다음 세대에 건네야 할 우리의 정신입니다.”
전북특별자치도무형유산 선자장 방화선 보유자가 전통 부채 제작 기술의 전승과 현대적 가치 확장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표창을 수상했다.
방 선자장은 9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국가유산진흥원 민속극장 풍류에서 열린 ‘제2회 국가유산의 날’기념식에서 국가유산보호 유공자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국가유산의 날’은 국가유산에 대한 이해와 보호 의식을 높이기 위해 ‘국가유산기본법’에 따라 매년 12월 9일로 지정된 법정 기념일로, 올해는 우리나라 최초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30주년을 함께 기념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방 선자장은 수십 년간 전통 부채 제작 기법을 성실히 계승해 온 장인이다. 전통 선자(扇子)의 구조와 제작 원리를 바탕으로 현대적 감각을 접목한 작품 활동을 통해 전통 부채의 예술성과 산업적 가능성을 함께 넓혀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전통기술을 단순 보존에 머무르지 않고, 오늘의 생활과 감각 속에서 활용 가능한 문화 자산으로 확장해 온 점이 이번 수상의 주요 공적으로 꼽힌다.
방 선자장은 수상 소감을 통해 “무형문화유산 선자장 부채 예술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걸어온 긴 여정의 결실로 과분한 상을 받게 됐다”며 “이 영광은 결코 혼자의 힘으로 받은 것이 아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전통의 길을 함께 걸어준 부모님과 가족, 제자들, 그리고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해 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전통은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미래로 이어가야 할 우리의 정신인 만큼, 다음 세대에 온전히 전승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방 선자장은 부채를 단순한 공예품이 아닌 ‘삶의 도구이자 정신의 그릇’으로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그는“부채는 손의 움직임과 바람, 계절과 사람의 체온이 함께 어우러지는 도구”라며 “재료 하나, 살 한 올에도 장인의 시간과 마음이 스며든다”고 강조했다.

빠른 제작과 효율이 중시되는 시대일수록 전통 공예의 가치는 더욱 분명해진다는 이야기다. “사라지는 것을 붙잡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아 있는 전통을 만들기 위해 전통을 지킨다”는 그의 말은 이번 수상과도 맞닿아 있다.
한편, 이날 기념식에서는 문화훈장과 문화포장, 국무총리표창 등 각 분야 국가유산 보호 유공자들에 대한 시상도 함께 진행됐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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