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美 관세 압박 최고조..韓, 협상카드 고심

2025-03-30

미국의 관세 압박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2일 상호관세 발표를 예정대로 진행키로 한 데 이어, 각국에 미국 이익에 부합하는 협상카드를 가져오라고 압박 강도를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대미 외교전에 공을 들이고 있는 우리나라도 협상 카드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29일(현지시간) NBC뉴스 전화 인터뷰 등을 종합하면, 미국은 내달 2일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나라별 맞춤형 관세를 공개할 예정이다. 상대국이 미국에 부과하는 관세와 비관세 조치를 고려해 관세 요율을 정한다는 게 트럼프 행정부 방침이다.

이 때문에 일본, 중국, 유럽연합(EU), 멕시코, 캐나다, 호주 등 주요국은 자국에 대한 상호관세 발표 전에 미국과 협상에 나선 상태다. 정상 간 통화나 행정부, 백악관, 의회 주요 인사와의 접촉을 늘리면서 미국을 설득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일부 국가는 대외적으로 보복 관세를 언급하면서도 뒤로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대통령이 직무 정지된 상태인 우리나라도 한 권한대행이 직무에 복귀하면서 민관 합동으로 대미 외교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 중국과 함께 무역통상 부문에서 공동 대응하는 카드도 검토하고 있지만, 이보다 미국 내 친한파 인사와 트럼프 대통령 측근 등에 우리 입장을 설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SK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회장 등 주요 기업인이 정부와 함께 외교전에 동참 중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가치 있는 것을 가져오지 않는다면 협상은 없다'라고 공언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국이 우리나라에 요구한 것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플랫폼법 입법·디지털세 부과 취소 △대중국 견제 협력 △조선업 및 에너지(알래스카 LNG 개발) 협력 등이 대표적이다.

결과적으로 한국이 미국에 수출로 흑자를 많이 보고 있으니, 그에 상응하는 것을 미국에 줘야 한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논리인 셈이다. 이에 우리 정부와 기업은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그간 한국이 미국에 기여한 점을 강하게 어필하고 있지만, 톱다운 형식의 트럼프 행정부의 지휘체계에선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도 많다.

이 때문에 한 권한대행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가 이른 시일 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한 권한대행과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는 국익을 최우선으로 한 적절한 시점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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