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다저스 블레이크 스넬(33)이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7전 4승제) 1차전에서 환상적인 호투를 펼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승리 후 손흥민(33·LAFC)의 ‘찰칵 세리머니’를 따라 하며 손흥민에게 ‘곧 만나자’고 인사를 건넸다.
LA 다저스는 14일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에서 열린 2025 MLB 포스트시즌 밀워키와의 NLCS 1차전 원정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지난 시즌 월드시리즈 챔피언 다저스는 이날 승리로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에 청신호를 켰다.
선발 스넬의 호투가 눈부셨다. 스넬은 8이닝을 던지며 볼넷 없이 피안타 1개만 내주고 탈삼진 10개를 곁들여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시속 150㎞ 중후반대의 빠른공이 절묘하게 제구됐고, 변화구의 각도도 날카로웠다. 3회말 선두타자 케일럽 더빈에게 유일하게 안타를 허용했으나 곧바로 절묘한 견제로 잡아내며 꼭 24명의 타자만 상대했다.

다저스는 6회초 프레디 프리먼의 솔로 홈런으로 1-0으로 앞섰고, 9회초 1사 만루에서 무키 베츠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2-0을 만들었다.
그러나 9회말 밀워키의 반격이 거셌다. 다저스는 스넬을 내리고 포스트시즌 마무리로 떠오른 사사키 로키를 투입했다. 사사키는 9회 첫 타자를 내야 뜬공으로 잡았으나 이후 볼넷과 2루타를 허용하며 1사 2·3루 위기를 맞았다. 밀워키는 잭슨 추리오의 외야 희생 플라이로 1점을 만회했다. 다저스는 2사 1·3루에서 투수를 블레이크 트라이넨으로 바꿨다. 트라이넨은 첫 타자 윌리엄 콘트레라스에게 볼넷을 내줘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다음 타자 브라이스 투랑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 1점 차 승리를 지켰다.
역대급 피칭으로 승리를 이끈 스넬은 경기 후 더그아웃에서 손흥민의 찰칵 세리머니를 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쏘니, 우리는 너를 생각했어. 곧 만나자(Sonny, we’re thinking about you. See you soon.)”라고 말하며 웃었다.

다저스와 스넬 공식 소셜미디어에 게시된 이 사진과 글에 손흥민도 곧바로 화답했다. 손흥민은 “네가 포즈를 더 잘 하는 것 같다. 내 거 뺏아가지마”라며 훈훈한 댓글을 달았다. 손흥민과 스넬은 1992년생 동갑내기다. LAFC에 입단한 손흥민이 다저스타디움을 방문해 시구할 때 스넬이 직접 투구를 가르쳐주며 친분을 쌓았다. 이후 스넬이 LAFC 홈경기에 김혜성과 함께 손흥민을 응원했다.
사이영상을 두 번 수상한 MLB 최고 투수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출신 아시아 최고 스타가 종목을 뛰어넘어 훈훈한 우정을 쌓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