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T 2025’ 기조연설을 통해 살펴본 올해 에듀테크 주요 이슈
전 세계 에듀테크 트렌드와 미래 교육의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세계 최대 에듀테크 박람회인 'BETT 2025(이하 벳쇼)'가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엑셀 전시장에서 성대하게 막을 올렸다. 이날 기조연설 등이 포함된 공식 오프닝 행사에는 5000여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아 미래 교육을 위한 에듀테크에 쏠린 전 세계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벳쇼에 참가한 많은 교육 관계자는 디지털 혁명이 교육을 통해 미래 세대에게 더 밝은 미래를 가져다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기술이 발전할수록 정보·교육 빈부격차가 커질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정보·교육 빈부격차 각국 사회 문제로 급부상
브리짓 필립슨 영국 교육부 장관은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 기술이 학교에서 학습의 미래를 열어갈 수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기술 접근성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고 전제한다.
필립슨 장관은 “현재 기술은 일부 아이들에게는 놀라운 기회를 제공하는 반면, 다른 아이들은 연결되지 못한 상태로 남아 있다”고 지적하면서 “첨단 기술을 통해 기회에 대한 장벽을 허물고, 배경에서 성공으로 이어지는 불공정한 연결고리를 끊기 위한 임무를 수행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술의 발전으로 교육 현장에서 학습과 관련한 혜택을 받을 가능성은 커졌지만, 이를 누릴 수 있는 학생들이 소수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영국 정부는 기술 접근성 격차를 줄여나가기 위해 '플랜 테크놀로지 포 유어 스쿨(Plan Technology for Your School)' 서비스를 도입했다. 각 학교에 필요한 기술을 평가하고 투자 우선순위를 통해 디지털 표준에 맞는 기술을 도입할 수 있도록 돕는 지원 체계다.
이지은 한양사이버대 경영정보·AI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이번 벳쇼에서는 첨단 기술의 이점을 부유한 이들만 누리게 되면 정보와 교육의 빈부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는 목소리가 많이 나왔다”면서 “아직 국내에서 이런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정부가 기술 접근성 격차를 줄이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는 선언들이 나온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정보·교육 격차 등을 해소하려는 방안 가운데, 에듀테크 기업의 사회 환원 방안은 눈여겨 볼만하다. 에듀테크 기업에게 충분한 비즈니스 기회를 충분히 주는 대신, 비즈니스에서 나온 이익을 사회적 약자에게 환원을 할 수 있는 사이클을 만들자는 주장이다.
에듀테크 활용 성과 확인하는 ‘증거 기반 에듀테크’ 주목
필립슨 장관이 강조한 또 다른 이슈는 '증거 기반 에듀테크'다. 영국의 교육 성과 재단(Education Endowment Foundation)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디지털 기술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면 학습 속도가 2~3개월가량 빨라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교육부의 기술 사용 현황 조사에서는 학교의 리더 학생의 3분의 2 이상이 “학습에 기술을 사용했을 때 성취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줬다”고 답했다.
영국 정부는 교육 현장에서 에듀테크를 도입할 때 효과성이 입증된 기술을 중심으로 활용해 나갈 방침이다. 필립슨 장관은 “AI, 가상현실, 적응 학습 기술 등은 학생들에게 교육의 장벽을 허물고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교실에서 활용하는 기술은 그 효과에 관한 정확한 증거에 기반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영국은 에듀테크 서비스와 제품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증거 기반 표준화를 마련하고 나섰다. 마이클 포샤우 에듀테크 임팩트 대표는 “영국 에듀테크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의 경우 증거 기반 에듀테크에 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딥페이크 사회적 문제 양산…AI 안전 가이드라인 나와야
올해 에듀테크 분야에서는 '안전'과 관련한 아젠다가 급부상할 전망이다. 딥페이크 등 생성형 AI의 성범죄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를 일으키면서 각국 정부는 학생들이 AI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등이 참여한 AI 제품 안전 기대 사항 프레임워크를 통해 유해 콘텐츠 필터링 강화 등 안전 기준을 제시했다.
정훈 러닝스파크 대표는 “영국이 작년 에듀테크 분야의 핵심 아젠다로 꼽은 디지털 디바이드, 디지털 책임성, 디지털 접근성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올해 벳쇼에 참여한 에듀테크 기업들을 살펴보면 생성형 AI, 보안, 안전 관련 제품들을 선보인 곳이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런던=마송은 기자 runn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