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구 KB증권 대표 "300억 이상 자산가들이 원하는건 富의 유지…삶 전체를 자문해야"

2025-03-26

"금융자산 300억 원 이상인 초고액 자산가들이 어느 정도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자산 증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확실하게 부(富)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인 만큼 상속·증여 등 삶 전반에 충분한 자문을 제공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내 대표 ‘자산관리(WM) 전문가’인 이홍구 KB증권 대표는 26일 초고액 자산가들을 사로잡는 노하우를 털어놓았다. 그는 초고액 자산가 영업에 대해 “단순히 돈 이야기만 해서는 안 되고 고객과 깊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신뢰 관계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끊임없이 공부하고 다양한 전문 지식을 쌓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는 초고액 자산가들이 필요로 하는 자문의 범위도 계속 넓어지게 될 것이라고 봤다.

이 대표는 취임 이후 초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패밀리 오피스 서비스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패밀리 오피스는 단순 자산관리를 넘어 세무, 법률, 부동산, 상속·승계, 기업 매각이나 후계자 교육 등 비재무적 요소까지 종합적인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추정 결과 지난해 금융자산 300억 원 이상을 보유한 초고액 자산가 수는 처음으로 1만 명을 돌파했다. 인구 비중은 0.02%에 불과하지만 국내 전체 금융자산의 26.3%를 보유하는 만큼 이들을 사로잡기 위한 증권사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이기도 하다. KB증권도 초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은행·증권 복합점포인 ‘KB 골드앤와이즈 더 퍼스트(GOLD&WISE the FIRST)’를 3곳으로 늘렸다.

최근 관심을 두는 건 젊은 부자, 이른바 ‘영리치’다. 이 대표는 “영리치의 가장 큰 특징은 재테크나 투자를 열심히 공부하고 자기 주도적으로 판단해 투자한다는 것”이라며 “과거 부유층은 대면으로 상담하는 것을 선호했으나 영리치는 비대면으로도 불편함 없이 서비스를 받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KB증권의 최대 강점 중 하나가 태블릿PC를 활용한 ‘아웃도어세일즈(ODS)’ 시스템인 만큼 계좌 개설부터 상품 가입과 사후 관리까지 일괄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KB증권은 향후 5~6년 동안 WM 부문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과거 부유층의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이었다면 앞으로는 주식 등 투자 자산 비중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증권사에 대한 WM 요구가 굉장히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변화의 초입에 서 있는 시점”이라며 “올해도 전년 대비 10% 내외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KB금융그룹의 화두 역시 WM이다. 이 대표가 KB은행과 KB증권을 비롯한 금융그룹 내 WM 부문의 시너지 방안을 주관하고 있는 만큼 사업을 끌고 갈 동력은 충분하다. 이 대표는 “대부분 초고액 자산가들은 기업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WM과 중소기업(SME)은 긴밀하게 협업할 수밖에 없다”며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면 그룹 차원에서는 시너지 효과를 불러오고 고객 입장에서는 일관된 서비스를 받는 셈이 된다”고 강조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