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4일(현지시간) 유럽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관세 폭탄을 맞은 스위스의 벤치마크 지수가 개장 직후 급락 양상을 보였다가 시간이 갈수록 낙폭을 크게 줄이는 행보를 보였다.
은행주는 영국 대법원이 자동차 금융 수수료에 대한 항소법원의 판결을 뒤집은 뒤 영국 금융기관들의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전체적으로 화색이 돌았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보다 4.81포인트(0.90%) 상승한 540.60으로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331.72포인트(1.42%) 뛴 2만3757.69에,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59.72포인트(0.66%) 전진한 9128.30으로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85.85포인트(1.14%) 오른 7632.01로,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754.56포인트(1.89%) 상승한 4만697.38에 장을 마쳤다.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259.40포인트(1.84%) 오른 1만4386.10에 마감했다.

스위스 벤치마크 지수인 취리히 증시의 SMI 지수는 이날 개장과 동시에 1.83% 급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스위스에 대해 39%의 상호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하면서 스위스 정계는 물론 재계도 패닉 상태에 빠졌다.
스위스 정부는 발빠르게 대응책에 나섰다. 스위스 연방평의회는 이날 오전 긴급 회의를 열고 미국에 '더욱 매력적인 제안'을 준비하겠다고 발표했다.
시장은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 SMI 지수는 0.15% 하락하는 수준에서 장을 마쳤다. 까르띠에 브랜드를 보유한 리치몬트와 오메가, 티쏘 등으로 유명한 스와치 등 스위스 명품 시계 제조업체 주가는 각각 1.3%와 2.3% 하락했다.
AJ벨의 투자 이사인 러스 몰드는 "스위스 증시가 오늘 떨어진 이유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며 "국제 무역 흐름에 가장 많이 노출된 기업들이 큰 압박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루에 0.15% 떨어지는 건 그다지 큰 의미가 없다"며 "백악관이 지금 부과한 조건보다 유리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덜 불리한 조건으로 합의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희망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UBS의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1일 "새로 발표된 미국의 관세가 스위스 주식 시장 전체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부정적이겠지만 파괴적이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주요 섹터 중에서는 은행주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영국 대법원은 지난 1일 "자동차 판매 딜러가 소비자에 대한 '신의 의무(fiduciary duty)'를 지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딜러가 자동차 할부 대출과 관련해 단 하나의 금융 옵션만 제시하고 높은 수수료를 숨겼다고 해도 이를 불법이라고 판단할 수 없다는 취지였다. 딜러는 차량 판매와 금융 중개를 통해 상업적 이익을 추구하며 소비자에게 단순히 충성 의무를 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판결로 영국 금융기관들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로이드뱅크그룹은 이날 9.0% 급등했고, 클로즈브라더스(Close Brothers)는 23.53% 폭등했다.
그외 바클레이즈와 아일랜드 중앙은행, 스페인의 산탄데르도 각각 2% 이상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