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30원 넘어선 원달러…해외송금 수수료 인하경쟁

2024-12-15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비상계엄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1430선도 돌파한 가운데, 일부 은행이 해외계좌 송금 수수료를 면제하거나 대폭 낮추기로 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유학생 가족을 비롯 외화를 정기적으로 송금해야 하는 고객들이 주목할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1430선을 너머 1440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1431.9원 대비 1원 10전 오른 1433원을 기록했다. 지난 2일 종가기준 1400원대로 올라선 환율은 이달 들어 1400원대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비상계엄이 있었던 지난 3일에는 1442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에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은 지난 13일까지 열흘 동안 평균 1426원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4일부터 자금시장 수요에 따라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통해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하는 등 환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당분간 환율이 1300원대로 회귀하는 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환율에 가장 민감할 수밖에 없는 해외 유학생 가족을 비롯 수출입사업자들로선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형국이다. 송금 규모가 크다 보니 환율이 하락하기만 기다리다 환전 시점을 놓치는 까닭이다. 이에 은행권에서도 환율 폭등을 우려하는 고객층을 타깃해 송금 수수료 낮추기로 모객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17년 7월 출범 당시부터 해외송금 수수료를 기존 대비 10분의 1로 낮추면서 외화서비스 고객을 대거 흡수했다. 카뱅은 '합리적인 송금 비용'과 '비대면 편의성'을 무기로 고객층을 대거 끌어모았다. 일반(국가별 3~5일 소요) 송금비용은 건당 5000~1만원, 달러를 1분 내외로 송금해주는 'WU빠른해외송금'은 5달러에 불과하다. 이에 힘입어 서비스 누적 이용건수는 지난 7월 350만건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누적 송금액도 60억달러를 돌파했다.

여기에 나아가 카뱅은 국내 은행 중 유일하게 해외송금 수취수수료도 지난 10월부터 조건 없이 전액 면제하고 있다. 카뱅은 100달러 이상을 수취할 때 수수료 명목으로 최대 5000원을 청구했는데, 금액·횟수 등 조건 없이 무제한 면제한다는 방침이다. 수취수수료 면제 정책은 내년 9월 30일까지 적용될 예정이며, 고객 혜택 최대화를 위해 매년 적용 기간을 연장해나갈 계획이다.

오프라인 지점망을 갖춘 시중은행들도 수수료 경쟁에 돌입했다.

시중은행으로 본격 전환하며 고객층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iM뱅크는 개인이 미국으로 저렴하게 해외송금을 보낼 수 있는 비대면 전용 '해외송금 Lite'를 출시해 주목받고 있다. 미국에 유학 중인 자녀 또는 가족 친지에게 저비용으로 해외송금을 할 수 있는 서비스로, 올 연말까지 단돈 700원에 송금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기존송금에서 발생하던 중계수수료와 전신료도 청구하지 않아 비용부담을 최소화했다.

우리은행은 자사 새 모바일뱅킹 플랫폼 'NEW 우리WON뱅킹' 출시를 기념해 '해외송금 수수료 우대와 전신료 면제'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개인고객이 △우리WON뱅킹 △우리WON글로벌 △개인인터넷뱅킹 등 비대면으로 해외송금을 할 경우 송금수수료 우대와 전신료를 면제해주는 내용이다.

송금수수료는 기존 2만달러 초과 송금 시 적용되던 수수료 1만 2500원을 없애고, 5000달러 초과 송금 시 적용되는 수수료 1만원으로 일원화했다. 전신료는 3000달러 이하 송금 시에만 면제됐는데, 당분간 송금액과 상관없이 전액 면제한다. 가령 유학생 자녀를 둔 고객이 미화 2만 5000달러를 해외송금할 경우, 송금수수료 2500원과 전신료 8000원을 우대받아 기존 대비 1만 500원의 수수료를 아낄 수 있게 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근 환율이 급등하는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 해외송금 이용 고객의 금융비용 부담을 줄이고자 이번 이벤트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