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이 죽고 8명이 다친 광주 ‘학동 붕괴참사’의 책임 소재 등을 다시 따지는 재판의 결과가 또 한 번 해를 넘기게 됐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고법 형사1부(박정훈 고법판사)는 지난 2021년 6월9일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사업 정비4구역에서 있었던 붕괴 참사와 관련,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 관계자들, 다원이앤씨 관계자들, 백솔건설 대표 등 7명과 법인 3곳(현산, 백솔건설, 한솔기업)에 대한 항소심 선고를 다음 해 2월6일로 변경했다.
이들은 해체계획서를 무시한 채 철거 공사를 하거나 감독 의무를 소홀히 해 17명을 사상케한 학동 참사를 유발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재판의 변론은 사건 접수 2년여 만인 지난 10월8일 종결돼 이달 21일 선고가 이뤄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앞서 현산 관계자 중 한 명이 변호인들을 추가 선임하면서 일정이 바뀌게 됐다. 이 중 일부는 ‘전관 출신’으로 알려졌다.
새롭게 선임된 변호인들은 재판부에 변론 재개와 함께 ‘감정 신청’도 요청했다.
변호인의 감정 신청이 무엇을 대상으로 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재판부가 기각한 것에 비춰보면 법정 다툼을 이어갈 여지가 있는 사안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변론 재개 요청도 기각했다. 대신 선고 기일을 두 달여 연기했다는 대목에서 서면 제출 등을 통한 소명 기회는 부여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 결정들은 다음 해 2월 중순께 예정된 인사이동 전 현재 재판부가 항소심 판결을 하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다만, 변론 재개에 대한 결정은 철저히 재판부의 소관이라 예정이 바뀔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한편 이 재판의 1심에서 하청업체 관계자들은 징역 1년-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원청인 현산의 관계자들에겐 징역형 또는 금고형의 집행유예가 내려졌던 만큼, 항소심에서 형량 변동이 있을지 관심이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