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권지현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이 직원 채용 규모를 확대하며 몸집을 키워나가고 있다. IT개발뿐 아니라 상품 개발 및 운영, 컴플라이언스, 신용리스크 관리 등 여러 직군에서 채용을 늘린 결과다. 잦은 명예퇴직으로 직원을 계속 내보내는 주요 시중은행과 대조적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케이·카카오·토스뱅크)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총 임직원 수는 2890명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인터넷은행들은 지난 2021년부터 상·하반기 경력직 채용을 통해 50~100명씩 인력을 확대, 해를 거듭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9월 기준 지난 2021년 1592명이던 인터넷은행 3사의 임직원 수는 이듬해 2201명, 다시 1년 만에 2593명으로 늘더니 작년에는 3000명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규모가 확대됐다.
이들 3곳의 임직원 수는 3년 만에 1298명 늘어났다. 은행별로는 인터넷은행 후발주자인 토스뱅크가 9월 말 기준 2021년 204명에서 2024년 630명으로 2배 이상인 426명 임직원 수가 크게 불며 가장 가파르게 몸집을 키웠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는 991명에서 1641명으로 650명 증가했으며, 케이뱅크는 397명에서 619명으로 222명 늘었다.
3사 중에서 인력을 빠르게 늘려온 토스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숨고르기에 들어간 사이 케이뱅크는 여전히 전문인력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1~2월 케이뱅크에서는 지난 연말 두 자릿수 규모로 뽑은 채용연계형 인턴들이 현업팀에서 실무를 시작, 이달부터 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당시 케이뱅크는 테크(IT), 비즈·마케팅, 데이터 분석·개발, 리스크 운영·관리, 사용자경험(UX) 등 5가지 부문에서 인력 확충에 나섰는데, 케이뱅크가 이들 인턴을 채용하며 내건 조건은 '업계 최고 수준 실습비, 급여 월 300만원'이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지난 2021년부터 채용연계형 인턴십으로 입사한 신입사원들이 실무경험과 직무전문성을 쌓으며 핵심인재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오프라인 중심 영업망을 가진 시중은행은 디지털화와 맞물려 인력이 감소 중이다.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작년 9월 말 기준 국내 6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의 총 임직원 수는 8만6670명으로, 3년 전인 2021년(8만8792명)과 비교해 2122명 감소했다. 6대 은행은 임직원 수는 2022년과 2023년에는 매해 천단위를 바꿔가며 높은 속도로 줄어들었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의 임직원 수가 1만7180명에서 1만6135명으로 1045명 가장 큰 폭으로 줄었으며, 신한은행이 1만4149명에서 1만3697명으로 452명 감소해 뒤를 이었다. IBK기업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339명, 330명 줄어들었다. 특히 지난 수년간 명예 퇴직자가 상대적으로 적어 '신의 직장'이라 불린 국책인은행인 기업은행에서도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중은행에서 인터넷은행으로의 이직 문의는 줄지 않고 있다. 지난해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평균 보수는 1억1800만원으로 인터넷은행보다 고연봉을 준다. 하지만 인터넷은행의 임직원 평균 연령대는 30대로 시중은행(40대) 대비 낮고, 각종 인센티브를 감안하면 급여 수준이 괜찮다는 평가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경력직 입사 직원 중 절반가량이 시중은행 등 기존 은행권에서 근무한 인력"이라며 "의사결정 구조 등을 이유로 이직한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들이 수시 채용을 확대하고 있고 연봉, 복지 등 조건도 나쁘지 않아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이직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